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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많은 가능성이 남아있는 정규시즌 막바지다. 상위권팀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힘차게 치고 나가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고 싶은데, 뒷심이 붙지 않는다. 5개월을 숨가쁘게 달려온 선수들은 지쳐있고, 집중력이 흐트러진 플레이가 자주 나온다. 이 때문에 정규시즌에서 성적을 내려면 든든한 백업선수가 있어야 하고, 선수층이 두터워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최강의 '원투펀치'로 인정받았던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 밴헤켄이 이전만큼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나이트-벤헤켄과 함께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던 김병현 강윤구 김영민도 꾸준하지 못했다. 한국 프로야구 2년차인 김병현은 지난 겨울 같은 언더핸드스로 투수 출신인 이강철 수석코치와 함께 투구폼을 간결하게 하고, 구위를 다음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병현과 함께 들쭉날쭉했던 김영민은 지금 2군에 있다. 강윤구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중간계투로 뛰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5명의 선발 요원 중에서 외국인 투수 둘만 빼고 모두 교체했다. 투수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히어로즈의 현실, 외국인 투수의 활용폭이 제한적이라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바꿨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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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가장 어려울 때 구세주처럼 나타나 승리로 가는 다리를 놓았다. 8월 18일 삼성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 승리를 챙긴 문성현은 8월 2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며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1회부터 3회까타자를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처리했다.
4위 싸움으로 머리가 아픈 염경엽 감독으로선 문성현을 업어주고 싶은 마음일 것 같다. 염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합류해 중요한 상황에서 승리를 보내고 있는 문성현이 고맙고 대견하다"고 했다. 문성현으로선 부담이 좀 있었을 것 같다. 꼭 팀이 패한 다음날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른다"고 했다. 무너지면 연패로 이어지니 어깨가 무거울 텐데도 씩씩하게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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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과 함께 히어로즈 마운드에 숨통을 터준 이가 오재영이다.
오재영은 8월 22일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2안타 3볼넷 1실점(무자책)을 기록했다. 두 차례 중간계투 출전 후 이어진 선발등판이었다. 그는 2006년 4월 18일 잠실 두산전 이후 무려 2683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오재영은 2004년 신인왕이자 그해 현대 유니콘스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다. 베테랑 투수답게 노련한 경기운영이 남달랐다는 평가다. 사실 부상으로 오랜 시간 공백이 있었던 오재영을 두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오재영은 이날 호투로 일단 이런 물음표를 지웠다.
부상 선수, 페이스가 떨어진 선수의 공백을 메워줄 선수가 있어야 강팀이다. 히어로즈에는 문성현과 오재영이 숨은 전력이었다. 아직 30경기에 가까움 게임이 남아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