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지명 정영일 7년 공백, 먼길을 돌아왔다

기사입력 2013-08-26 15:46


"먼 길을 돌아왔다. 안 될 줄 알았는데~"

우완 정통파 정영일(25)은 무려 7년의 시간을 허송세월했다. 자신의 선택이라서 누구도 원망할 수 없었다. 그는 갈림길에서 미국을 선택했다. 광주 진흥고 시절 LA 에인절스와 계약했다. 하지만 실패하고 싸늘한 주위의 시선을 받으며 귀국했다. 그랬던 영일이 SK 와이번스의 지명을 받았다. 국내무대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걸 맘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SK는 26일 2014년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에서 정영일을 5라운드 전체 53순위로 선택했다. 정영일의 친동생이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정형식이다.

그는 젊은 나이에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광주 진흥고 시절 국내 랭킹 1위였던 정영일은 2007년 고향 연고팀 KIA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았다. 정영일은 국내야구가 아닌 더 큰 무대를 꿈꿨다.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계약금은 110만달러였다.

하지만 정영일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2007년 오른 팔꿈치를 다쳤다. 통증이 심했다. 참고 던지기 어려웠다. 맘속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결국 2008년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고통의 시간이 계속됐다. 재활 치료와 회복에 긴 시간이 걸렸다. 결국 에인절스는 2011년 5월 27일 정영일을 방출했다.

미국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그를 국내 무대는 환영하지 않았다. 국내 야구 규약엔 국내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해외로 직행한 선수가 국내로 돌아오는데 방출 후 2년의 유예기간을 두게 돼 있다. 국내 인재의 무분별한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정영일은 던지고 싶어도 던질 곳이 없었다. 먼저 군문제를 해결 하고 싶었지만 상무와 경찰 입단이 실패했다. 2011년말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는 정영일의 퓨처스리그 출전이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원더스를 떠난 정영일은 지난 3월 일본 독립리그 가가와 올리브 가이너스에서 입단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최근 열린 KBO 트라이아웃에 나와 기량을 선보였다. 그 자리에 SK 민경삼 단장이 갔었다. 민 단장은 그때 정영일의 야구에 대한 절실함을 느꼈다고 했다.

민 단장은 "정영일의 가능성을 봤다. 우리 SK의 시스템이라면 성공시킬 수 있다고 본다"면서 "누구보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갖고 있을 것이다. 군문제가 있다는 것도 감안하고 뽑았다. 얘기를 통해 잘 풀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정영일은 고교시절 구속 150㎞를 던졌다. 키 1m88에 체중이 90㎏를 훌쩍 넘길 정도로 큰 체구를 갖고 있다. 현재는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못해 체중이 많이 분 상태로 알려졌다. 일단 덩치만으로도 타자를 압도할 정도다.

그는 SK 지명 소식을 듣고 난후 인터뷰에서 "먼길을 돌아왔다.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핸드폰을 통해 지명 소식을 접했다. 현재는 대구 동생(정형식) 집에 있다"면서 "지명 안 될 줄 알았는데 너무 기쁘다. 아픈 데는 없다. 1차 목표는 SK에 잘 적응하는 것이다. 잘 녹아든 후에 SK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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