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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통념과 한계를 극복하고, 놀라운 투혼을 펼치는 베테랑 선수들의 이야기는 늘 감동을 전해준다. 나이 어린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선전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갈수록 조기 퇴직 현상이 퍼지고 있는 요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신선한 자극제이자 대리만족의 표상이 된다.
최향남의 투혼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그의 존재는 한국 프로야구의 또 다른 자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KIA가 지금보다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최향남을 능가하는 젊은 필승조가 반드시 나타나야 한다. 그래야 팀이 보다 건전한 경쟁력을 가지고 롱런할 수 있다.
결과는 실패였다. 박지훈은 지난해 중반 이후 체력의 한계로 인해 기량이 떨어졌다. 박경태 역시 연습 때는 빼어난 구위를 자랑하다가도 마운드에만 서면 급격히 흔들렸다.
올해도 이와 비슷한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박지훈과 박경태가 여전히 신뢰를 받았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와 경기 운영 미숙으로 인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새 인물을 찾는 노력도 있었다. 시즌 초반 신인 박준표가 반짝 가능성을 보였는데, 금세 2군으로 내려가 돌아오지 못했다. 재활에서 돌아온 좌완 심동섭도 아직까지는 완전히 필승조로 자리잡지 못했다.
급기야 선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송은범과 신승현을 영입해 팀의 허리를 강화하려는 방법까지 썼다. 그러나 이 시도 역시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게 KIA의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KIA는 여전히 허약한 불펜을 팀의 약점으로 떠안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노장 최향남의 호투는 반가우면서도 씁쓸하다.
최향남은 '내일'보다는 '오늘'을 사는 인물이다. 아무리 길게 잡아도 향후 2~3년이면 현역 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 '최향남이 없는 KIA 불펜'이 금세 현실화 된다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KIA의 과제는 분명하다. 적어도 향후 5년 이상을 책임져 줄 수 있는 필승조를 완성해야 한다. KIA가 하루빨리 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래는 더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