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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덕분에 '온리(Only) 야구'였지."
김 감독이 감독실로 발걸음을 돌리자, 이호준은 김 감독과의 인연에 대해 털어놨다. 김기태 감독이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게 된 2002년, 김 감독의 룸메이트가 바로 이호준이었다. 방장과 방졸이었던 것이다. 둘은 광주일고 7년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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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은 "원정을 가면 우리 방엔 항상 다른 선배들이 모였다. 심부름을 하면서 선배들이 팀을 걱정하고, 야구 이야기를 하는 걸 옆에서 항상 들었다. 그때 곁에서 배운 걸 지금 많이 써먹는 것 같다"고 했다.
중고참이 되기 전에 김 감독의 영향을 받아서 일까. 이호준의 리더십은 김기태표 '형님 리더십'의 판박이라고 한다, SK 시절엔 과거 선수 생활을 같이 했던 김원형 코치 등으로부터 "예전 기태형이랑 똑같네"라는 얘길 많이 듣기도 했다.
단순히 리더십만 배운 게 아니다. 이호준은 홈런 20개를 목표로 내걸었던 김 감독에게 야구적으로도 큰 영향을 받았다. 이호준은 "사실 원정에 가면 맥주도 한 캔 마시고 하지 않나. 감독님이 옆에서 마셔도 난 한 모금도 못 마셨다. 외출도 못 하고, 진짜 야구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무시다가도 갑자기 깨워서 '호준아, 이런 스윙은 어떠냐?'면서 갑자기 호텔방에서 방망이를 잡은 게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나도 항상 같이 스윙했다. 감독님 덕분에 야구도 많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기태 감독은 현역 시절에도 선수들에게 "술은 마셔도, 프로 답게 야구장에서 문제 없이 뛰어라"라고 주문했다. 이호준은 "지금 감독이 되어서도 그런 스타일은 여전하신 것 같다. 대신 문제를 일으키면 칼 같으신 분"이라며 김 감독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