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우승 청부사로 불렸던 노장 김응용 감독까지 사령탑에 앉혔지만 이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특히 류현진과 박찬호, 양 훈 등 마운드의 주축 투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이나 은퇴, 군입대 등으로 한꺼번에 빠지면서 마운드부터 무너지니 걷잡을 수 없었다. 여기에 바티스타 이브랜드 등 외국인 투수 2명은 물론이고 유창식 김혁민 송창현 등 젊은 투수들조차 기대한만큼의 활약을 펼쳐주지 못했다. 5점대의 평균자책점으로는 좀처럼 승리를 거두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한화 부활의 키는 마운드라는 얘기가 된다. 그런 면에서 한화의 내년 시즌은 분명 희망적이다.
우선 안영명과 윤규진 등 한화의 주축 선수들이었던 젊은 투수들이 공익 근무를 끝내고 올해 말 팀에 복귀한다. 구본범과 허유강도 경찰청에서 제대, 내년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특히 안영명과 윤규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김 감독은 "야구 공백이 있기는 하지만, 벌써부터 훈련을 통해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두 선수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은 선발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내년 구상을 더욱 밝게하는 것은 올 시즌을 통해 유창식과 송창현이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다. 유창식은 30일 현재 5승(9패), 송창현은 2승(8패) 등 드러난 성적은 초라하지만, 마운드에서 많이 터지면서 서서히 경기 운영 감각을 익히고 있다. 특히 유창식은 리그 중반부터 좌타자가 많은 LG 타선을 압도하며 2승을 거두는 등 장점을 잘 살리는 투구를 하며 내년 시즌 더 많은 기대를 갖게 했다. 송창현도 8월말부터 꾸준히 선발에 이름을 올리며 대부분의 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등 제 몫을 해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유창식의 페이스가 좋아 너무 기대가 컸던 것 같다. 속은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어차피 유창식은 우리팀의 미래다. 내년에도 당연히 중용할 생각이다. 송창현도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선발 한자리를 충분히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프로 4년차인 좌완 김용주도 3년만에 1군에 콜업돼 자주 기용되고 있는데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2이닝동안 3피안타를 맞았지만 승부를 피하지 않으며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최근 4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행진이다.
김 감독은 "일단 지금 생각은 외국인 투수 2명에다 윤규진이나 안영명 가운데 1명, 그리고 유창식과 송창현 등이 5선발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김혁민은 마무리를 맡기는 것도 생각중"이라며 일찌감치 내년 구상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디까지나 현재의 생각일뿐이다. 어차피 정해진 것은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선수가 당연히 중용될 것이다"라는 전제를 달았다.
2년 연속 꼴찌의 시련을 겪은 한화가 내년 시즌 마운드에서 과연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