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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넥센과 SK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장을 찾은 넥센 팬들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축하하는 플렛카드로 응원을 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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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을 뒤로하고 8일부터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전에 집중해야할 시간. 그런데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고, 입안에 쓴침이 고인다. 사상 첫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한 넥센 히어로즈, 2위를 염원했으나 결국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영웅들 이야기다.
늘 부담이 컸고 까다로웠던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에 발목이 잡혔다. 10월에 열린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 9월에 벌어진 18경기에서 14승4패, 승률 7할7푼8리를 기록한 히어로즈다. 9월 31일 현재 1위 삼성 라이온즈에 1.5게임, 2위 LG 트윈스에 1.5게임을 뒤지고 있었는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면 2위는 물론 1위까지 노려볼 수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1위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더 큰 목표를 달성하려면 2위를 잡아야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려면 최소 2위로 포스트 시즌에 올라야 절대적으로 유리한다.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 체력적인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 2승3패. NC 다이노스와 SK, 그리고 한화 이글스를 맞아 각각 1패씩 기록했다. 5일 한화전에서 이겼다면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인데, 1대2로 패했다. NC와 SK, 한화 모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 5게임 모두 마산, 인천, 광주, 대전으로 이어지는 원정경기였기에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막판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고춧가루를 뿌린 SK, 한화가 눈에 들어온다. 먼저 SK를 보자. 히어로즈는 이번 시즌에 SK를 상대로 6승1무9패를 기록했다. 히어로즈가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뒤진 팀이다. 정규시즌을 6위로 마친 SK는 최근 몇 년 간 삼성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를 쥐락펴락한 강팀이지만, 올해는 이전처럼 세밀하고 빈틈이 없는 밀도높은 야구를 하지 못했다. 투타 모두 이전보다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SK 앞에 서면 왠지 주눅이 드는 히어로즈다. 팀이 창단한 2008년 부터 올해까지 6년 간 단 한 번도 상대전적에서 SK에 앞서지 못했다. 2008년 5승13패, 2009년 5승1무13패로 크게 밀린 히어로즈는 2010년 7승12패, 2011년 5승1무13패, 지난해 8승11패를 기록했다. 히어로즈는 3일 SK에 6대10으로 패했다. 2위 굳히기 분위기로 몰고갈 수 있었으나 고비를 넘지 못했다. 너무나 뼈아픈 패배였다.
한화는 SK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한화전 10승6패. 히어로즈가 한화에 상대전적에서 앞선 것은 창단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 까지 5년 동안 한화에 눌렸다. 지난해 꼴찌 한화는 히어로즈를 상대로 10승(1무8패)를 챙겼는데,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앞선 팀이 히어로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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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넥센과 SK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2사 1,3루서 넥센 박병호가 좌월 3점 홈런을 친 후 3루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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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에는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 쉽게 페넌트레이스를 끌어간 것 같지만, 일정을 뜯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6차례 치러진 연전에서 4번이나 한화가 첫 경기에서 이겼다. 히어로즈가 기록한 10승 중 3승이 1점차 승이었고, 6패 중 3패가 1점차 패배다. 1대2로 패한 5일 경기를 포함해서 말이다.
분명히 히어로즈는 올시즌 전력면에서 SK,한화에 앞섰는데도, 상대전적에서 뒤지거나 앞섰더라도 고전을 했다. 일정에 따른 팀 전력의 사이클, 선수단 컨디션, 선발투수 매치업 등이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기록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심리적인 요인도 있는 것 같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이상하게 SK,한화를 상대할 때는 경기가 꼬이는 경우가 많았다.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오랫동안 계속됐던 상대전적 열세가 일정 부분 심리적인 위축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히어로즈 선수들은 순위싸움에 따른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렸다. 상대적으로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들에게 이런 중압감은 안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더 큰 무대 포스트 시즌이다. 히어로즈는 올해 상대전적에서 삼성, LG, 두산에 모두 앞섰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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