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화환-격려금-특식 넥센의 훈훈한 PS 풍경

기사입력 2013-10-09 09:52


목동구장 1층의 넥센 구단 사무실 앞에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축하하는 화환과 화분이 정성스럽게 전시돼 있다. 목동=최만식 기자



넥센은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초보팀이다.

다른 팀들처럼 빵빵한 모기업을 등에 업은 게 아니라 스폰서의 후원금, 마케팅, 입장권 수입 등에 의존해 팀을 운영한다.

기업구단들에 비해 유리할 게 없는 소박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니 남다른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막상 포스트시즌에 임하니 역시 넥센다웠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던가. 목동구장에서 풍겨나는 넥센의 포스트시즌 풍경은 순진하면서도 정이 넘쳤다.

목동구장 1층에 위치한 넥센 구단 사무실 앞에는 프로 스포츠판에서 보기 드문 장식물이 놓여져 있다.

축하 화환과 화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그동안 포스트시즌 숱하게 치러봤지만 야구장에 포스트시즌 진출 기념 화환이 줄줄이 비치된 것은 이례적이다"며 웃었다.

이들 축하 화환·화분은 넥센의 메인 타이틀스폰서인 넥센타이어를 비롯해 인터파크 ENT, 스카이라인 레포츠, 유니더스 빨래방 등 4개 업체가 보낸 것이었다.

화환·화분을 보낸 협력사들은 한결같이 넥센의 우승을 기원했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신들 경사처럼 기뻐했다.


인터파크 ENT와 스카이라인 레포츠는 각각 입장권 판매와 시합구 제공을 맡고 있는 회사라 넥센 구단과의 협력 관계가 분명했다.

눈길을 끈 것은 유니더스 빨래방이다. 업소 이름부터 흥미롭다. 일단 넥센 선수단의 유니폼 세탁을 대행해 주는 업소인 것으로 예측은 가능하다.

세탁 대행으로 먹고 사는 자영업자가 비싼 화분까지 보내며 각별한 마음을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넥센 구단에 따르면 인천에 위치한 이 빨래방의 이름 '유니더스'는 '유니콘스(옛 현대)'와 '레이더스(옛 쌍방울)'의 합성어라고 한다. 이쯤되면 빨래방 사장님이 얼마나 열성적인 야구팬인지 짐작이 간다.

유니더스 빨래방은 현대 시절부터 넥센 구단과 거래를 하고 있다. 한때 SK 구단 세탁물도 함께 취급하면서 제법 잘나갈 때에는 현대와의 거래는 끊고 SK에만 집중해도 된다는 유혹도 있었다. 하지만 인천과 수원을 오가는 고생을 무릅쓰고 현대와의 신의를 지켜온 업소라고 한다.

지금은 넥센 구단만 바라보고 현대 시절 맺어온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 시절부터 이런 사정을 잘아는 넥센 홍보팀 김기영 팀장은 "빨래방 사장님은 오히려 넥센 덕분에 자식 대학 공부시키고 집도 마련했다고 고마워하며 이번 포스트시즌 진출을 누구보다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고 말했다.

훈훈한 인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넥센의 후원사중 하나인 '리한(LEEHAN)'은 8일 넥센 선수단을 방문해 뜻밖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격려금 규모가 구단 관계자들이 놀랄 정도로 거액이었다. '리한'은 현대ㆍ기아자동차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으로 선수들의 모자 왼쪽에 로고로 등장한다. 살림살이 넉넉지 않은 중견기업에서 거액의 특별 격려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가 하면 넥센 선수단의 경기장 식사를 담당하는 출장외식업체에서는 특별식으로 응원하고 있다. 8일 준PO 1차전이 열린 날에는 선수들이 먹고 힘내라며 고급 한우 등심 메뉴를 추가했고, 9일에는 전복과 대하를 곁들인 특별식을 제공한다고 한다.

넥센은 "처음 치르는 포스트시즌이다 보니 다소 미흡한 점도 있겠지만 주변에서 진심으로 축하해준 덕분에 선수단과 프런트는 더욱 힘이 난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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