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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의 4번 타자, 1루수 배치를 놓고 논란이 많다. 두산이 2연패를 당한 상황에서 김현수가 극심한 부진을 보이자 '김현수 딜레마'라고 표현한다.
현재 두산에서 4번 타자를 맡을 수 있는 선수를 보자. 축약하면 4명의 선수가 있다. 김현수와 더불어 홍성흔 최준석 오재일이 있다.
때문에 두산은 당연히 '김현수 4번 카드'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지만, 2차전에 변화를 줬다면(홍성흔 4번, 김현수 5번) 두 선수 모두 부진에 빠질 수 있는 위험성도 있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과 황병일 수석코치는 "김현수 4번 기용은 팀 사정을 세밀하게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김현수는 올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4번 타자로 중요한 순간 의미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포스트 시즌 트라우마를 언급하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김현수가 이런 상황을 깨뜨리고 성장해야 한다는 부분"이라고 했다.
4번, 1루 부담이 김현수 부진의 원인일까
확실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김현수는 시즌 중 4번타자 겸 1루수로 나선 적이 많다. 김현수의 발목부상이 가장 큰 원인. 활동량이 많은 좌익수보다 1루가 부상재발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기 때문. 또 하나는 두산 외야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루미스가 많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김현수 대신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정수빈은 침체된 타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상황에서 김현수가 좌익수로 이동하고 정수빈을 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하나, 4번에 대한 부담이 김현수 타격 침체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올 시즌 김현수는 타격 폼에 많은 변화를 줬다. 컨택트 위주의 타격에서 고관절을 최대로 이용한 파워 배팅으로 타격 폼을 서서히 변화시켰다. 변화는 성공이었다. 올해 넓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3할 2리의 타율과 16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이런 김현수를 4번에 배치시키는 것은 무리없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시즌 막판 김현수의 떨어진 타격 사이클이다. 고질적인 발목부상과 함께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시즌 중 김현수는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타격폼을 바꾸면서 생길 수밖에 없는 밸런스의 흐트러짐을 조금씩 조금씩 고쳐갔다. 김현수의 천부적인 타격 센스와 노력으로 이런 과정은 무리없이 이뤄졌다. 하지만 시즌 막판 흐트러진 타격 밸런스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이런 컨디션 저하가 포스트 시즌까지 연결됐다. 결국 타격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4번에 대한 부담이 아니었다. 올 시즌 변화의 과정에 있는 타격 밸런스의 흐트러짐이 원인이다.
하지만 두산은 3차전에서 타순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 김현수를 4번이 아닌 5번 타자로 배치할 계획을 고려 중이다. 극심한 타격부진을 겪고 있는 김현수는 마음고생이 당연히 심하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 하지만 '1보 후퇴'의 느낌도 있다. '김현수 딜레마'의 실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