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대참사 부른 두산 '마무리 공백', 대책은 없나

기사입력 2013-10-10 10:12


9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두산 정재훈이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09.

끝내 시한폭탄은 터지고 말았다. 시즌 내내 두산을 괴롭히던 '마무리 부재' 문제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어마어마한 폭탄이 돼 참사를 불러일으켰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넥센 주장 이택근에게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아 3대4로 내준 두산.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차전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 반드시 따내야만 하는 경기였다. 승리를 향한 두산 벤치의 의지도, 선수들의 투지도 매우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때마침 선발 유희관의 호투에 힘입어 경기 후반까지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두산은 막판에 승기를 먼저 잡았다. 1-1이던 9회초 무사 2루에서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 정수빈의 번트 타구를 1루에 악송구하는 바람에 2루 주자 이종욱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2-1의 리드. 9회말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두산이 2차전을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두산에는 마지막 뒷문을 잠가줄 '수호신'이 없었다. 두산 벤치는 9회에 홍상삼과 정재훈 윤명준에 이어 김선우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넥센 김지수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며 넥센에 또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9일 목동구장에서 2013프로야구 준PO 2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2사 2루 박병호 타석 때 두산 홍상삼이 두 개의 폭투를 던지며 동점을 허용했다. 두 번째 폭투를 던지고 있는 홍상삼.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9
'마무리 부재'가 결국 중요한 경기에서 패전을 부르고 만 것이다. 사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내내 반복된 현상이다. 두산은 시즌 초부터 마무리 투수를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진욱 감독은 홍상삼을 마무리 투수로 쓰려고 했다. 그러나 홍상삼의 부상으로 인해 결국 정재훈이 마무리 보직을 맡았고, 시즌 후반에 정재훈의 컨디션이 떨어진 뒤에는 윤명준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홍상삼도 시즌 중반 이후 합류해 불펜에서 여러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홍상삼이나 정재훈 그리고 윤명준 모두 확실한 마무리라고 하기에는 신뢰도가 떨어졌다. 이 점은 포스트시즌을 앞둔 두산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졌다. 단기전에서 마무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 감독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팀의 마무리는 정재훈"이라고 공언하며 정재훈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1, 2차전을 치르고 보니 정재훈을 마무리라고 보기 어려운 투수진 운용이 이뤄졌다. 정재훈은 1차전 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9회에 나와 희생번트와 안타로 동점의 빌미를 제공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전혀 마무리답지 않은 모습이다.

그렇다면 두산은 앞으로 남은 시리즈에서 이런 '마무리 부재' 현상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물론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하루 이틀 사이에 나올 수는 없다. 두산 벤치가 한 시즌 내내 매달렸어도 해결못한 문제다. 그러나 지금처럼 아무런 대안이 없이 그저 불펜에 있는 투수들을 돌려막는 식으로는 이번 포스트시즌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결국은 이번 실패를 계기로 단기적 해법과 장기적 해법을 모두 고민해야 한다. 우선은 이번 시리즈에 국한해서 홍상삼이나 윤명준 정재훈 가운데 어느 한 명에게 신뢰를 보여야 한다. 김 감독은 스스로 "정재훈이 마무리"라고 했으면서도 2차전에서 1점차로 앞선 9회말 마무리 상황에 홍상삼을 그대로 올렸다. 홍상삼의 투구수가 15개로 적었고, 구위가 괜찮았다고 해도 팀의 '마무리'는 아니다. 단기전에서 모든 투수를 다 가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정재훈의 힘이 빠진다. 차라리 '마무리 총동원 체제'를 선언했다면 모를까. 정재훈에게 신뢰를 보이다가 정작 홍상삼을 쓰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못하다. 팀의 신뢰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

더불어 이번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에는 다시 한번 마무리 재정비를 위해 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제대로 된 마무리 투수를 키운다는 게 쉽진 않지만, 두 번의 실패를 경험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 한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역전승을 거두든, 이대로 넥센 앞에 무릎을 꿇든 상관없이 이 '마무리 부재'문제를 털고가지 못한다면 향후 내내 어려운 상황을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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