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서 두산 홍성흔에게 좌중월 솔롬 홈런을 허용한 넥센 오재영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11.
보통 선발투수가 한 경기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진다고 치면 그 가운데 결과적으로 실투라 할 수 있는 공은 1~2개 정도라고 한다.
실투는 당연히 적시타 또는 홈런으로 연결되는게 정상이다. 1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넥센은 왼손 오재영을 선발로 내세웠다. 오재영은 2군에 머물다 지난 8월 1군으로 올라와 중간계투로 두 차례 던진 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정규시즌서 7번의 선발등판서 무려 4승을 따내며 염경엽 감독의 신뢰를 듬뿍받았다. 포스트시즌서도 나이트, 밴헤켄과 함께 붙박이 선발로 낙점받았다. 오재영이 붙박이 선발로 나선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무려 7년만이다. 경기중 완급조절과 투구수 관리는 아무래도 익숙지 않은 면이 있다.
이날 경기전 염 감독은 "재영이의 한계 투구수는 100개라고 봐도 된다. 시즌 막판 로테이션에 들어와서 조금씩 투구수를 늘려가며 익숙해진 상태"라며 "오늘은 타격전보다는 양팀 선발들이 얼마나 길게 버텨주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오재영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러나 오재영은 두산 선발 노경은과 대등한 피칭을 펼치다 실투 2개로 중반 경기 흐름을 빼앗기고 말았다. 두산은 1-0으로 앞선 4회 2사후 4번 최준석과 5번 홍성흔의 연속타자홈런으로 3-0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분위기를 끌고 왔다.
오재영 입장에서는 실투를 한 시점이 좋지 않았다. 4회말 시작하자마자 민병헌과 김현수를 유격수플라이와 1루수땅볼로 각각 잡아낸 오재영은 최준석을 상대로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138㎞짜리 직구를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지다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홍성흔과의 승부는 성급했다. 초구 137㎞짜리 밋밋한 직구를 몸쪽으로 꽂다 좌중월 솔로홈런을 또다시 허용한 것이다. 몸쪽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것이 약간 가운데로 몰렸다. 제구가 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마음놓고 쳐보라는 식으로 던진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직구를 노린 듯한 홍성흔의 배트에 제대로 걸려 125m짜리 큰 홈런으로 연결됐다. 홍성흔은 국내 타자들 가운데 직구 공략이 으뜸 수준이다. 최준석에게 홈런을 맞은 직후라 홍성흔에 대해서는 유인구 또는 좀더 신중한 코너워크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실투라고 본다면 시점이 참으로 좋지 않았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