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기막힌 시리즈다. 팀 홈런 1위인 넥센은 4차전까지 고작 홈런 2방을 쳤다. 구장 특성상 홈런이 많이 나오는 목동에서 고작 1개 쳤다. 반면 팀 홈런 4위 두산은 3개를 쳤는데 모두 잠실에서 나왔다. 좌우 100m, 중견 125m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이지만, 두산은 드넓은 안방에서 홈런을 몰아쳐 2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여기에 염경엽 감독의 스몰볼이 더해진다. 화끈한 장타력이 터지지 않을 때, 혹은 반드시 1점이 필요할 때 점수를 짜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선수들은 공수 모두에서 치밀한 작전대로 움직이는 데 익숙해져 있다.
선수들이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면, 작전수행능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믿고 맡기는 것과 빈번한 작전 지시 모두 효과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
현재로선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선수들이 스스로 얼마나 긴장감을 풀고 경기에 임하느냐가 중요하다. 염 감독은 "방망이가 맞아서 이기면 얼마나 편하겠나. 박수만 쳐주면 된다. 하지만 안 되면 어떻게든 짜내야 한다. 그게 감독이 할 일"이라며 입맛을 다셨다.
두산 역시 비슷하다. 두산 김진욱 감독 역시 준플레이오프 들어 잦은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그는 "주위에서 다득점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결과론이다. 점수를 낼 수 있을 때 1점씩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3차전에서 3점차 리드 상황에서 한 차례 희생번트 타이밍을 놓친 뒤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9회부터 연장까지 총 3개의 희생번트가 나왔다. 선두타자가 출루한 뒤 희생번트로 진루시키는 패턴. 하지만 세 차?m 모두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4차전에서도 초반 동점을 위해 선두타자 출루 후 희생번트를 지시했지만 실패, 결국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두산 역시 스몰볼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것일 수 있다. 벤치의 움직임으로 자신에게 찬스가 왔을 때, 타자는 '내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압박감을 갖게 된다. 그 결과 출루와 희생번트 진루, 이후 계속된 범타라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오히려 벤치의 작전이 없을 때 선수들은 편하게 점수를 만들어냈다.
야구에 정답은 없다. 결과가 모든 걸 말해준다. 과정은 어찌 됐든, 패배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스몰볼의 맹점에 발목을 잡혀버린 '이상한 시리즈'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