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최대 강점은 어디에 있을까. 마음만 먹으면 '3개의 팀'을 만들 수도 있다는 두터운 야수진이나 상대가 조금만 방심하면 어느 새 한 베이스씩 더 나가있는 재빠른 주루플레이가 언뜻 떠오른다.
그러나 이번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두드러진 장점은 역시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이다.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내거나, 외야에 떨어지는 안타를 재빨리 잡아 정확하고 빠른 송구로 홈에서 LG 주자를 잡아낸 장면들 덕분에 결국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2승1패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1~3차전에서 두산 김진욱 감독은 이러한 팀의 강점을 일부 희생하면서도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수 기용법을 택했다. 수비력 감퇴의 데미지를 일부 감수하는 대신, 공격력의 극대화를 택한 것이다. 득실을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그게 더 팀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최준석을 1루수로 계속 기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명타자 홍성흔을 중심타선에 뚝심있게 밀어넣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런 선택은 아직까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최준석과 홍성흔이 나란히 플레이오프 타율 1할1푼1리로 부진하기 때문. 두 선수 모두 3경기에서 9타수 1안타에 그쳤다. 타점은 아직 올리지 못했다. 이렇듯 '공격력' 하나만 믿고 내보낸 선수들이 침묵하게 되면서 득보다는 실이 더 많아지고 있다.
다행히 두산은 나머지 선수들의 분발에 힘입어 일단 3차전까지 2승1패로 앞서나가고 있다. 그러나 3경기 모두 두 선수의 침묵으로 인해 위기가 많았다. 특히 1루 수비를 맡고 있는 최준석의 경우 협소한 수비범위와 미세한 판단 미스로 인해 허용하지 않아도 될 안타나 점수를 내주는 모습이 나타났다. 2차전에서 초반에 나온 LG의 1, 2루간 안타 3개 중 적어도 2개는 1루수의 수비 범위가 조금만 넓었다면 막아낼 수 있었다.
3차전에서 1회 1사 2, 3루때 LG 4번 정성훈의 1루 땅볼을 잡았을 때도 홈 송구 타이밍을 한 박자 놓치는 바람에 1점을 내준 것도 대표적인 장면이다. 홍성흔 역시 3차전 3회 1사 3루의 찬스 때 짧은 우익수 뜬공을 치면서 이름값을 못했다.
김 감독은 "(수비력 약화는) 어차피 안고 가는 부분"이라며 변함없는 신뢰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장면들이 계속 누적될 경우, 자칫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공격에서 최준석이나 홍성흔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최준석의 경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전 결승 홈런을 치면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로 뽑힌 바 있다. 분명, 한방을 쳐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홍성흔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할6푼7리로 부진했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만큼 중요한 고비 때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저력이 있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언제 나오느냐다. 더 늦기 전에 최준석과 홍성흔이 침묵을 깨지 못한다면 두산이 내내 고전할 위험도 있다. 이들의 분발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