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침묵'에 빠진 거포, 홍성흔-최준석은 언제 포효할까

기사입력 2013-10-20 12:18


17일 잠실구장에서 LG와 두산이 2013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를 펼쳤다. 4회 1사 2,3루에서 이진영의 내야 땅볼 타구 때 3루주자 윤요섭이 협살 당했다. 최준석에게 태그 아웃 당하고 있는 윤요섭.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17

두산의 최대 강점은 어디에 있을까. 마음만 먹으면 '3개의 팀'을 만들 수도 있다는 두터운 야수진이나 상대가 조금만 방심하면 어느 새 한 베이스씩 더 나가있는 재빠른 주루플레이가 언뜻 떠오른다.

그러나 이번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두드러진 장점은 역시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이다.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내거나, 외야에 떨어지는 안타를 재빨리 잡아 정확하고 빠른 송구로 홈에서 LG 주자를 잡아낸 장면들 덕분에 결국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2승1패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1~3차전에서 두산 김진욱 감독은 이러한 팀의 강점을 일부 희생하면서도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수 기용법을 택했다. 수비력 감퇴의 데미지를 일부 감수하는 대신, 공격력의 극대화를 택한 것이다. 득실을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그게 더 팀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최준석을 1루수로 계속 기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명타자 홍성흔을 중심타선에 뚝심있게 밀어넣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LG와 두산이 16일 잠실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를 펼쳤다. 3회초 2사 두산 홍성흔이 LG 류제국을 상대로 12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잠실=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16/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런 선택은 아직까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최준석과 홍성흔이 나란히 플레이오프 타율 1할1푼1리로 부진하기 때문. 두 선수 모두 3경기에서 9타수 1안타에 그쳤다. 타점은 아직 올리지 못했다. 이렇듯 '공격력' 하나만 믿고 내보낸 선수들이 침묵하게 되면서 득보다는 실이 더 많아지고 있다.

다행히 두산은 나머지 선수들의 분발에 힘입어 일단 3차전까지 2승1패로 앞서나가고 있다. 그러나 3경기 모두 두 선수의 침묵으로 인해 위기가 많았다. 특히 1루 수비를 맡고 있는 최준석의 경우 협소한 수비범위와 미세한 판단 미스로 인해 허용하지 않아도 될 안타나 점수를 내주는 모습이 나타났다. 2차전에서 초반에 나온 LG의 1, 2루간 안타 3개 중 적어도 2개는 1루수의 수비 범위가 조금만 넓었다면 막아낼 수 있었다.

3차전에서 1회 1사 2, 3루때 LG 4번 정성훈의 1루 땅볼을 잡았을 때도 홈 송구 타이밍을 한 박자 놓치는 바람에 1점을 내준 것도 대표적인 장면이다. 홍성흔 역시 3차전 3회 1사 3루의 찬스 때 짧은 우익수 뜬공을 치면서 이름값을 못했다.

김 감독은 "(수비력 약화는) 어차피 안고 가는 부분"이라며 변함없는 신뢰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장면들이 계속 누적될 경우, 자칫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공격에서 최준석이나 홍성흔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최준석의 경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전 결승 홈런을 치면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로 뽑힌 바 있다. 분명, 한방을 쳐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홍성흔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할6푼7리로 부진했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만큼 중요한 고비 때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저력이 있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언제 나오느냐다. 더 늦기 전에 최준석과 홍성흔이 침묵을 깨지 못한다면 두산이 내내 고전할 위험도 있다. 이들의 분발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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