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기태 감독은 일찌감치 선언했다. "선수 탓 하지 않겠다"고….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LG 벤치. 당시 김기태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에 대해) 실수나 아쉬웠다는 말은 자제하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감독인 제 잘못이다. 어차피 여기 모두 전문가시니만큼 야구 보면 무슨 어떤 상황인지 아시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기 중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법 했지만 김기태 감독은 선수 탓은 역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3차전을 앞둔 19일도 마찬가지.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잘하려다보니까 그렇게 됐다. 다음 3차전서는 편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진영과 정성훈이 부진한 것은 페넌트 레이스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마다 제로 상태에서 하면 된다. 전체적으로 선수가 같이 하는 것이니까 잘 하는 선수가 조금씩 보충해주면 된다. 잘못한 것은 빨리 잊는게 좋다. 3차전 타순도 그대로다. 두 베테랑에게 오늘 경기 전 훈련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을 처음 겪는 사령탑. 머릿속이 복잡다단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뚝심이다. 실책 행진과 주루사 속에 끝까지 답답했던 3차전 패배. 그럼에도 불구, 김 감독은 선수 탓은 하지 않았다. 다만, "9회초 홈에서 두 차례 죽은 것 등 아쉬운 주루 플레이가 있었는데 선수들이 한발 먼저 출발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큰 경기에서는 작은 부분에 승패가 갈리는 만큼 선수들이 수비와 주루가 얼마나 중요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 두 분야를 훈련해야 하는지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글부글 끓었을 속앓이 속에서도 과거가 아닌 미래 지향적 코멘트. 대인배 김기태 감독의 면모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LG 야수진은 공-수에서 열흘 실전공백 후유증을 겪고 있다. 3차전까지 이어졌다. 두산 선발 니퍼트가 초반 제구 난조 속에 흔들렸지만 넘어뜨리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3회에는 실책 3개를 남발하며 1-3 역전을 허용했다. 9회 잇단 홈승부 실패란 주루사 속에 어이없이 3차전을 내줬다. 그럼에도 불구, '내 탓이오' 모드로 선수 탓을 자제하고 있는 김기태 감독의 인내심. 이제는 야수들이 보답해야 할 차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