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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은 어이없는 실책을 연발했다. 반면, 두산 선수들은 역대 최고의 수비를 선보이며 스스로 상승세를 만들었다. 양팀의 차이는 극명했다. 결국 LG는 경험 부족으로 11년 만에 치른 가을야구를 5일 만에 접어야 했다.
결국 경험 부족이 LG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원인이다. 큰 경기에서 중요한 요소로 가장 자주 손꼽히는 것이 바로 경험이다. 혹자는 "전력이 앞서면 그만이지 경험이 뭐 그리 대단한 힘인가"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포스트시즌 경기를 돌이켜 보면 결국 해줄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준다. 평소 잠잠하던 베테랑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는 것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반면, LG는 1차전부터 베테랑 정성훈이 결정적인 실책 2개를 저지르며 상대에 승리를 내줬다. 신예급 선수들은 그야말로 집단 패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 3차전을 돌이키면 LG 역전패의 발단은 3회초 첫 수비에서 나왔다. 유격수 오지환이 김재호의 타구를 잡고 1루에 던졌다. 김재호는 전력질주를 하지도 않았다. 정말 평범한 타구. 하지만 오지환의 송구가 낮았다. 1차적인 책임이 있었다. 물론, 낮았어도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 1루수 이병규(7번)가 이를 놓치며 모든게 틀어졌다. 잘던지던 선발 신재웅이 흔들렸고, 긴장한 선수들은 어처구니 없는 실책을 연발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4차전도 마찬가지. 결국, 2회 나온 1루수 김용의의 실책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 평범한 땅볼을 잡지 못해 상대에 1점을 헌납했다. 경기는 7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으로 흘렀다. 그 1점이 LG 타자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줬다. 두산의 한 선수가 3차전을 앞두고 "LG 선수들이 오랜만에 낮경기를 치른다. 분명 예상치 못한 플레이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언한 게 빈말이 아니었다. 두산은 지난 2년 간의 포스트시즌 경험은 물론,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낮경기에 대한 적응을 완벽하게 마쳤다.
타석에서도 조급했다. 이병규(9번) 이진영 정성훈, 믿었던 베테랑들이 약속이나 한 듯 1, 2차전 부진했다. 베테랑들이 경기를 풀어주지 못하자 후배들 역시 기가 살 수 없었다. 덕아웃과 선수 사이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2차전 10개의 안타를 때려냈지만 겨우 2점을 얻어냈다. 잔루가 무려 12개. 희생타로 찬스를 여러 번 찬스를 만들었지만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4차전은 더욱 안타까웠다. 경기 초반 두 번의 찬스에서 희생번트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타자, 주자 모두 더욱 집중해야 했다. 결국, 김기태 감독은 이후 두 번의 찬스에서 강공을 시도했지만 이 찬스들은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1점차 승부였다. 확실히 노선을 정해야 했다. 차분하게 동점을 만들고 경기 후반 역전을 노릴지, 아니면 상대 투수 구위를 감안해 적극적인 공격을 펼쳐야 했을지를 말이다. 덕아웃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선수들도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부터 주축 선수들 모두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다. LG 소속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한 선수는 주장 이병규(9번)와 박용택와 이동현 정도가 전부다. 그마저도 10년 전인 2003년이 마지막이었다. 때문에, 여기서 주눅들 필요 없다. 이제 시작이다. 10년 동안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으면, 앞으로 10년 동안 가을야구를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가을야구의 아픔이 분명 LG 야구가 한 단계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여러 부분에 대해 모자란 부분을 선수들이 느꼈을 것이고, 야구란 게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고 말하며 "포스트시즌에선 우리 팀에 파워히터가 없고, 수비나 주루 등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꼈다. 하지만 선수들은 정말 잘해줬다. 고생 많았다.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