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무사 1,2루서 2루주자 이진영이 이병규(9)의 보내기 번트 때 3루서 아웃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20. |
|
 |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무사 1루서 1루주자 손주인이 윤요섭의 보내기 번트 때 2루서 아웃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20. |
|
 |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무사 1루서 LG 임재철에 이어 김재호에게도 사구를 허용한 LG 선발투수 우규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20. |
|
어차피 흐름은 1점 승부였다. 다득점 상황은 아니었다.
두산 타자들은 지쳤고, LG 타자들은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준플레이오프 이후 정상적으로 쉬고 나왔다. 흔들림이 없었다. 정규 시즌 후 첫 등판인 LG 선발 우규민은 힘이 넘쳤다. 제구력도 절묘했다. LG는 불펜 자원도 충분했다. 양 팀 선발투수의 눈부신 호투.
투수전 양상 속 승부는 세밀한 부분에서 갈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면에서 보내기 번트 상황에서 보여준 양 팀의 극명한 선택 차이가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LG, 2차례 번트 실패 이유?
2회 실책으로 선취점을 빼앗긴 LG. 마음이 급했다.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 빠른 동점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 3회 무사에 손주인이 안타로 출루했다. 9번 윤요섭 타석. 희생 번트 사인이 나왔다. 초구에 번트를 댔다. 투수 유희관 앞으로 향한 타구. 한 치 망설임 없이 2루로 송구했다. 포스아웃. 후속타 불발 속 득점은 무산됐다. 4회에는 더 빅 찬스가 왔다. 잘 던지던 유희관이 갑자기 흔들렸다. 공을 뿌리지 못하면서 제구가 높게 형성됐다. 연속 볼넷으로 무사 1,2루. 이병규 타석에서 초구 스트라이크가 들어오자 2구째 희생번트 작전이 또 나왔다. 타구는 또 한번 유희관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유희관은 이번에도 과감하게 3루에 던져 포스아웃을 시켰다. 1,3루수가 달려나와 타자를 압박하는 100% 수비도 아니었지만 번트는 투수 정면 쪽을 향했고 유희관의 과감한 순간 판단이 또 한번 이어졌다.
두번 연속 번트 실패. LG로서는 번트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6회 무사 1,2루 찬스가 다시 왔지만 정성훈에게 강공을 지시했다. 하지만 플라이아웃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보내지 못했다. 역시 후속타 불발로 2사 만루 찬스 무산. LG의 답답한 잔루 야구는 계속됐다. 밥 먹듯 성공하던 번트의 연속 실패. 부담감 탓이었다. 빠른 볼의 투수가 아니었지만 타자들은 배트 각도를 살짝 틀어 선상 쪽으로 타구를 굴려줄 여유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선행 주자는 두산의 오재원-김재호 센스있는 키스톤 플레이어의 기민한 움직임에 걸음이 묶였다. 스타트를 빠르게 끊지 못했다. 3차전에서 잇단 홈 승부 실패와 같은 이유였다. 3차전이 끝난 뒤 LG 김기태 감독은 "주루에서 스타트 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선수들은 '한걸음 더…'의 중요성을 느꼈지만 실천하지는 못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이 경직돼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유희관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지체 없이 선행 주자를 선택했다. 미묘한 마인드 차이가 큰 결과 차이를 낳았다.
과감한 '선택' 포기한 우규민의 장탄식
LG 역시 흡사한 수비 상황이 있었다. 1-1로 동점을 만든 7회말 두산 공격. 선두 타자 임재철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두산 벤치는 즉시 민병헌을 대주자로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다. 8번 최재훈이 댄 번트가 투수 우규민 앞으로 향했다. 1루주자 민병헌의 스타트가 늦었다. 딱 3회 유희관 앞 손주인 번트 타구 정도의 타이밍. 하지만 우규민은 2루 쪽으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잠시 쳐다만 봤을 뿐 1루에 던져 타자주자를 아웃시켰다. 상황 종료 후 우규민은 뒤늦게 후회되는 듯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마음 한켠 미련을 떨치지 못한 탓일까. 우규민은 김재호에게 또 다시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이상열에게 넘겼다.
번트 진루를 막지 못한 불안감. 어김없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종욱 타석 때 이상열이 포수 실책성 폭투를 던져 1사 2,3루. 이종욱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허무한 결승점이었다. 7회 박용택의 적시 2루타로 힘겹게 맞춰놓은 균형이 다시 무너지는 순간. 심리적 압박감 속에 어렵게 버티던 LG는 8회 대량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7회 무너진 균형의 틈에서 나왔다.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일수록 세밀한 야구의 힘이 커진다. '한 베이스를 더 가고, 한 베이스를 덜 가게 하는 야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4차전 승부였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