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서는 작은 플레이 하나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래서 상대의 장점과 약점을 확실히 분석해 약점을 파고들고 장점은 막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산은 발빠른 주자가 많은 것이 상대를 압박하는 장점으로 꼽힌다. 오재원(33개) 이종욱(30개) 민병헌(27개) 정수빈(23개) 허경민(14개) 등 언제든지 2루 도루가 가능한 선수들이 많다. 올시즌 172개의 도루를 해 1위. 삼성은 95개에 그치며 9개 팀 중 8위에 그쳤다. 게다가 14개의 도루를 했던 김상수와 7개를 기록한 조동찬이 부상으로 빠져 단독 도루가 가능한 선수는 배영섭이나 강명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올시즌 삼성과 두산의 맞대결서는 두산의 발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겨우 도루 숫자가 8개에 불과했다. 도루실패는 무려 10번. 도루 성공률이 4할4푼4리. 반면 삼성은 두산전에 도루를 13번이나 성공했고 실패는 4번밖에 없었다. 도루 성공률이 7할6푼5리나 됐다.
어느 정도는 이유가 있다. 두산이 실패한 도루 중엔 투수에 의한 도루자가 세차례 있었다. 투수가 인터벌을 길게 가져가면서 그사이 예측 도루를 한 주자를 잡아낸 것. 그리고 볼카운트 2B2S나 풀카운트에서 런앤히트 작전에 의한 도루 시도가 많았고, 느린 선수들이 아웃되는 일도 있었다. 올시즌 삼성 포수들의 도루저지율은 두산에 비해 낮았다. 두산 최재훈이 3할8푼7리, 양의지가 3할4리를 기록했는데 삼성은 이정식이 2할5푼으로 가장 높았고, 이지영은 2할3푼9리, 진갑용은 1할8푼3리에 그쳤다. 포수의 저지율이 낮다는 것은 포수의 송구능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지만 투수들의 퀵모션이 전체적으로 빠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상대 주자의 도루 타이밍을 늦추기 위해 투수가 인터벌을 길게 혹은 짧게 가져가는 것. 기록상 이지영은 9차례 시도 중 4번을 아웃시켰고, 진갑용도 6번의 두산 선수들의 도루를 3번을 잡아냈다.
반면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주전 포수로 나서고 있는 최재훈은 삼성전서 5차례의 도루 시도를 한번도 막지 못했다. 양의지는 11번의 시도 중 3차례 막아냈었다. 배영섭이 6개로 가장 많은 도루를 성공시켰다.
상대전적에선 삼성의 발야구가 두산의 발야구를 이겼다. 그러나 두산의 주자들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김상수와 조동찬이 빠져 삼성의 수비 조직력이 얼마나 다듬어졌는지 알 수 없다. 두산으로선 체력적으로 앞서는 삼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선 수비를 흔들어야 한다. 삼성 역시 그렇다. 주가를 높이고 있는 최재훈의 기세를 꺾기 위해선 발야구가 필요하다.
성공하면 분위기가 올라가지만 실패하면 상대의 기세를 높여주게 되는 도루. 분명 두 팀의 승부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벼랑끝에 몰린 LG와 한국시리즈행을 결말 지으려는 두산이 20일 잠실에서 플레이오프 4차전을 치렀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 1등 공신 최재훈이 LG 마지막 타자가 아웃되는 순간 환호하며 좋아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