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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홈런왕' 삼성 이승엽이 4번째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게 됐다.
하지만 이승엽은 올 정규시즌서 고전했다.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타점은 데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고, 홈런도 96년 9개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적게 쳤다. 시즌 막판에는 허리 통증에 시달리며 9월14일 대전 한화전을 마치고는 1군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승엽의 전성기는 일본에 진출하기 직전인 2000년대 초반이었다. 특히 2002년 이승엽은 정규시즌서 타율 3할2푼3리, 47홈런, 126타점을 때리며 팀을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이끌었다. 99년 54홈런, 2003년 56홈런을 날렸지만, 삼성 관계자들은 팀공헌도와 타격의 '영영가'를 따졌을 때 2002년을 이승엽 최고의 시즌으로 꼽는다.
하지만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이승엽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LG와의 한국시리즈 6경기 동안 고작 3안타를 쳤다.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미디어와의 접촉도 최대한 피했다. 1차전과 5차전서 안타 1개씩을 쳤을 뿐, 타격감을 찾지 못한 채 맞은 6차전서도 8회까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정규시즌 MVP 이승엽의 모습은 그때까지만 해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운명의 9회말, 6-9로 뒤진 1사 1,2루서 동점 스리런홈런을 날렸다. 당시 하일성 KBS 해설위원은 9회말 이승엽의 타구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기자에게 "저것을 보라. 한 방 나올 때가 됐다고 하지 않았는가. 역시 이승엽이다"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승엽의 역대 포스트시즌 가운데 가장 빛나는 경기였다.
11년의 세월이 흘렀다.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고, 상대팀은 더욱 강해졌다. 정규시즌서 체면을 구긴 것도 사실이다. 모든 것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천하의 이승엽이다. 삼성 라이온즈, 나아가 대표팀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 이승엽의 극적인 홈런이 터졌다. 2002년과 2013년, 시간만 다를 뿐 무대는 같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