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삼성과 두산이 격돌하는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미디어데이에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의 류중일 감독과 배영수, 최형우,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두산 김진욱 감독, 유희관, 홍성흔 등이 참석해 공식기자회견과 포토타임을 가졌다. 미디어데이에서 '한국시리즈가 몇차전에서 끝날거 같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삼성 최영수와 배영수가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대구=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23.
'2013 다승왕'의 위용이 더 빛날까, '삼성 킬러'의 힘이 더 강할까.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 투수들의 어깨에 삼성과 두산의 운명이 달리게 됐다. 홈구장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벼랑끝에 몰렸던 삼성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3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반격의 서막을 열었다.
삼성이 최악의 위기를 벗어났다면, 두산은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되고 말았다. 특히 먼저 2승을 따내고도 역전을 허용해 SK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줬던 2007년의 악몽이 서서히 떠오르게 된 상황이다.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이재우가 LG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17.
그래서 더욱 더 4차전의 중요성이 커졌다. 삼성이 만약 3차전에 이어 4차전까지 잡는다면,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원점이 된다. 불리한 점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더불어 기세가 삼성쪽으로 기울 수 있다. 반면, 두산이 3차전 패배를 딛고, 4차전에 이긴다면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우승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이런 운명을 짊어진 4차전 선발은 배영수(삼성)와 이재우(두산)이다. '2013 다승왕'과 '삼성 킬러'의 대결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배영수는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더불어 '부활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배영수는 2007년 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이후 배영수는 오랫동안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재활을 잘 마쳤지만, 구속이 좀처럼 예전만큼 나오지 않았다. 결국 배영수는 힘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던 스타일에서 기교파 투수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2012년부터 배영수는 다시금 팀의 믿음직한 선발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해 12승(8패)으로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배영수는 올해에는 14승(4패)으로 SK 세든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통했다. 그래서 삼성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배영수가 4차전에서 호투할 것이라고 굳건하게 믿고 있다.
하지만 배영수는 올해 두산전에서는 매우 고전했다. 두산전에 4차례 나와 1승2패를 기록했는데, 무엇보다 평균자책점이 나빴다. 무려 7.78이나 된다. 특히 두산 간판타자 김현수가 배영수를 크게 괴롭혔다. 11타수 7안타로 타율 6할3푼6리를 기록했는데, 7안타 중에 홈런이 3개나 됐다. 정수빈(6타수 4안타, 타율 0.667)과 홍성흔(11타수 4안타, 타율 0.364)도 배영수가 조심해야 할 상대다.
이에 맞서는 두산 선발 이재우 역시 배영수 못지 않게, 힘겨운 재활을 이겨낸 '인동초' 투수다. 두 차례의 팔꿈치 수술을 극복하고 올해 30경기에 등판해 5승2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 몫을 해냈다. 올해 성적이 크게 뛰어진 않지만, 이재우는 특이하게 삼성전에 강했다.
3경기에 등판(중간계투 2회, 마무리 1회)했는데, 비록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삼성 타자들에게 5이닝 동안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아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심지어 안타도 1개 밖에 맞지 않았다. 이닝이 적긴 해도 이 정도면 '삼성 킬러'라고 할 수 있다.
관건은 이재우가 중간계투가 아닌 선발로서는 삼성전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다. 불펜투수는 짧은 이닝 동안 전력투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선발은 다르다. 힘을 분배해야 한다. 이재우는 올해 삼성전에 선발 기록이 없다. 그래서 이재우가 선발로 나섰을 때 얼마나 오랫동안 구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