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혹사 오승환, 두산 타선에 무너질 때 됐다

최종수정 2013-10-28 10:05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3 한국시리즈 3차전이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3-2로 앞선 9회말 등판한 오승환이 마지막 타자 양의지를 삼진으로 잡으며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막고 승리를 지킨 후 진갑용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27/

인간에게는 누구나 '체력의 한계'라는 게 있다. 제 아무리 막강한 구위를 지닌 투수도 체력이 떨어지면 버티기 어렵다.

삼성의 '최강 마무리' 오승환도 예외가 아니다. 오승환도 인간이다. '돌부처'는 그냥 별명일 뿐이다. 힘이 떨어지면 의외의 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이제 그런 시기가 됐다. '혹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많은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삼성이 최근 몇 년간 리그를 지배할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오승환이라는 극강의 마무리 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막판에 1점이라도 앞서고 있으면 승리할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오승환은 2006년부터 3년 연속 세이브 1위를 했고,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에 성공한 2011년과 2012년에 또 2연속 세이브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가끔씩 무너지기도 했다. 체력이 떨어졌을 때다. 오승환의 체력이 떨어지면, 어느 순간 공이 뜨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때는 상대 타자들에게 어김없이 장타를 허용했다. 직구 위주의 투구 패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직구의 구위가 떨어지면 장타로 이어지는 것이다.


25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3회초 1사서 두산 오재일이 삼성 오승환에게서 우월 솔로포를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대구=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25.
멀리 볼 것도 없다. 바로 지난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 때 그런 모습이 나왔다. 당시 9회초 1사 후 등판한 오승환은 연장 13회초 1사까지 4이닝은 거의 완벽했다. 12명의 타자를 연속 셧아웃시켰는데, 삼진을 무려 8개나 솎아냈다. 이때까지의 오승환은 '언터처블'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승환의 체력은 점점 떨어졌다. 52개의 공을 던진 것은 무리였다. 결국 오승환은 53구째에 무너졌다. 오재일에게 초구에 결승 솔로홈런을 얻어맞으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그런 오승환이 하루밖에 못 쉬고, 다시 나왔다.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3-2로 앞선 9회말에 마무리로 등장했다. 오승환은 '최강 마무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 세이브를 달성했다. 그런데 이날 오승환의 구위는 이틀 전만큼 압도적이라고 할 수 없었다.

비록 구속은 153㎞까지 나왔지만, 아무래도 이틀 전 53구를 던진 후유증이 있는 듯 가끔씩 높이 뜨는 공이 들어왔다. 그래서 최준석과 어렵게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홍성흔에게는 바깥쪽 직구가 높이 뜨면서 파울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공의 궤적만 보면 실투성에 가까웠다. 이럴 때가 위험한 순간이다.


오승환은 3차전에서 세이브를 따낸 뒤 "4차전에서도 50개 이상 던질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승환이라면 이 말을 충분히 지켜낼 것이다. 하지만 오승환이 50개 이상의 공을 다시 던지게 됐다는 건 결국 삼성이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었다는 뜻이다. 그렇게 '쓰고 또 쓰고'하다보면 오승환도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두산 타자들은 2차전을 통해 서서히 '오승환 공포증'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도 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진 상황이다. 이러한 두산 타자들의 자신감에 오승환의 잦은 등판으로 인한 체력 저하가 지금 변수로 함께 뒤섞이고 있다. 그래서 오승환이 두산 타자들앞에 다시 고개를 숙이는 순간은 충분히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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