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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불펜은 빛이 나지 않는 보직이다. 대부분 경기가 선발 투수 위주로 꾸려지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의 그날 활약 정도에 따라 등판 타이밍도 불규칙하다. 상황에 따라 역할도 다양하다. 그래서 '마당쇠'라고 불린다. 그나마 대단한 마무리 투수가 있으면 관심을 받지만 나머지 계투조는 묻히기 십상이다.
양 팀 불펜조를 객관적으로 놓고 살펴보더라도 수준 차가 사실 컸다. 차우찬-안지만-심창민-권 혁 등 삼성의 계투진은 리그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검증된 선수들이다.
삼성의 방망이가 예상보다 부진한 탓도 있겠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는 상대적인 것. 거꾸로 말하면 두산 불펜이 잘 막아냈기 때문에 삼성이 말린 것이란 평가가 적절하다.
두산과 삼성 불펜진의 4차전까지 성적을 비교해보자. 두산 불펜은 4차전까지 19이닝 동안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0.95이다. 28일 4차전에서 9회초 1점을 내주면서 평균자책점이 0.6에서 올라간 게 이 정도다.
반면 삼성 불펜은 4경기 동안 21⅓이닝을 소화하며 6실점(3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했다.
두산 불펜의 위력은 4차전에서도 빛났다. 5이닝을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은 이재우의 바통을 이어받은 핸킨스-정재훈-윤명준은 4이닝을 2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페넌트레이스 때 계륵으로 취급받았던 핸킨스가 2⅔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경기 막판 정재훈이 1사 만루서 희생플라이로 1실점을 했지만 마지막 윤명준의 안정적인 위기 탈출로 두산 불펜의 위력을 지켰다.
앞선 경기서도 두산 불펜은 무서웠다. 2차전(25일)에서 연장 13회까지의 혈투를 펼치는 동안 연장 10, 11회 연거푸 끝내기 위기를 막아준 불펜이 없었다면 5대1 완승도 당연히 없었다.
27일 3차전서도 두산 불펜은 굳건했다. 4회초 선발 유희관이 어이없는 벤치 실수로 조기에 강판되는 위기를 겪었지만 허점 파고드려던 삼성 타자를 유린하고 '멘붕'에 빠진 팀을 구한 이 역시 변진수-홍상삼-오현택-김선우-윤명준으로 연결된 불펜조였다.
두산 불펜은 '공은 둥글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스포츠계 평범한 교훈을 다시 일깨워주는 중이다.
잠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