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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Free Agent), 한국프로야구에선 '대박'의 상징과도 같은 단어다. 오랜 시간 고생한 대가를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모든 선수들의 꿈과도 같다. FA 한 번 선언해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도 많다. 그만큼 프로야구에서 자신의 족적을 남긴 선수들만 가질 수 있는 훈장 같은 자격이다.
처음 1군 진입, 그 다음엔 주전 도약을 목표로 삼던 선수들도 연차가 쌓이기 시작하면 슬슬 FA 자격취득조건에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몰랐던 사실을 새로 아는 경우도 있다. FA 자격을 좌지우지하는 까다로운 조건들에 대해 살펴보자.
헌데 국내에서 FA 제도를 도입하려 하니, 이 '등록일수'가 문제였다. 프로 원년부터 각 선수의 1군 등록일수를 계산해본 적이 없었다. FA 제도 자체가 없으니 그런 계산을 할 필요가 없었다. 각 구단은 물론, 선수들도 등록일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았고 기준점을 세우기 애매한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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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등록일수에 준하는 대체조건을 만든 것이다. 이 정도 기준이면 1군에서 꾸준히 활약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었다. 97년까지는 이 두 가지 항목만 적용하기로 하고, 98년 이후로는 '페넌트레이스 1군 등록일수가 150일 이상인 선수'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제도 도입 취지에 맞춰 등록일수도 집계하기 시작한 것이다.
FA 제도를 만들면서 세운 기준점은 '임시방편'의 성격이 컸다. 그래서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선수들이 충분히 숙지하고 적응했다고 판단이 든 시점 이후엔 조건을 바꾸기로 했다. 그래서 정한 시점이 2006년이었다. 2006시즌 신인선수부터는 '3분의 2' 기준점을 없애고, 오직 등록일수로만 산정키로 한 것이다.
중간에 손질한 부분도 많았다. 제도 도입 초기 10년에서 9년으로 기간이 줄었고, 4년제 대졸 FA는 8년으로 1년 더 단축시켜줬다. 여기에 경기수가 133경기에서 126경기로 줄면서 2006년부터는 등록일수를 150일에서 145일로 조정하기도 했다. 경기수가 다시 133경기로 환원됐다 올시즌엔 128경기로 운영됐으나 등록일수는 145일 그대로 유지됐다.
제도의 변화가 있었지만, 기준은 확실하다. 2006년 입단을 기점으로 이전 선수들은 세 가지 항목이 모두 적용되고, 이후 신인들은 오직 1군 등록일수로만 산정된다. 부족할 경우, 다른 해와 합산해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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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해 김광현은 FA 조건 한 시즌을 채우지 못했다. 8월 2일 잠실 두산전에서 김현수의 타구에 손등을 맞고 골절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대로 시즌 아웃. 그해 김광현의 1군 등록일수는 4월 7일부터 8월 3일까지 총 119일이었다. 규정이닝을 채우며 방어율왕 타이틀을 가져갔지만, 26일이 부족해 FA 조건은 달성하지 못했다.
선수협회는 이런 부분에 대해 KBO에 조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신인이란 이유만으로 김광현처럼 규정상 손해를 보는 이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2007년 입단한 김광현이 2년만 프로에 일찍 왔더라도, 규정이닝의 3분의 2 이상을 투구했기에 아무 문제 없이 FA 조건 한 시즌을 채울 수 있었다.
애매한 건 KBO가 처음 도입한 '3분의 2'라는 두가지 항목이 '임시방편'이었다는 점이다. 등록일수란 기준점을 잡기 힘들어 울며 겨자먹기로 만든 규정인데, 이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 아쉬운 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선수협은 비효율적인 게 아니라면 병행했으면 하는 입장이다. 반면 KBO는 일찌감치 2006년으로 못박고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에 논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FA 제도는 도입 이후 큰 폭의 변화를 겪었다. 한국프로야구가 성장기에 있는 만큼, 제도의 수정도 불가피했다. 아직은 선수층이 얇지만 10구단 체제에서 프로야구가 더욱 성숙한다면, FA 제도 역시 함께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