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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다가오면, 후보 선정을 두고 논란이 생기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지명타자다.
그런 면에서 지명타자는 포지션 자체가 애매하다. 사실 글러브를 끼지 않는 지명타자에게 황금장갑을 주는 것 자체가 어색한 일이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순수 공격력만을 판단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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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타자는 '지명타자 포함 수비출전 88경기 이상'이 기준이었다. 지명타자로 1경기만 나서도 88경기 이상 출전했다면 지명타자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시즌엔 후보 선정 기준에 손을 댔다. 128경기의 ⅔인 85경기 이상 출전하고, 출전 포지션 중 지명타자 출전 경기수가 최다인 경우로 바꿨다. 바뀐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이승엽 같은 수상자는 나올 수 없게 된다. 수비에 들어간 경기보다 지명타자로 나선 경기가 더 많아야 하는 것이다.
후보는 총 4명이다. 두산 홍성흔, LG 이병규, NC 이호준, 한화 최진행이 황금장갑을 두고 진검승부를 펼친다. 이중에서 순수 지명타자는 홍성흔과 이호준이다. 올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타율 2할7푼8리 20홈런 87타점(홈런 7위, 타점 6위)으로 회춘한 이호준이 유리할 듯 싶었지만, LG 이병규가 지명타자 후보로 나서게 되면서 변수가 생겼다.
이병규는 올시즌 타율 3할4푼8리로 수위타자에 올랐다. 98경기에 출전했는데 경기 도중 교체를 포함해 지명타자 56경기, 외야수 47경기, 1루수 1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타격왕' 타이틀을 보유한 덕에 지명타자 후보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바뀐 후보 기준에 부합한다.
지명타자 자리는 39세 이병규와 37세 이호준의 '노장 2파전' 양상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수위타자라는 타이틀이 강력하지만, 이호준 역시 신생팀에서 주장 역할을 맡아 전성기 만한 임팩트를 보였다. 특히 이호준은 데뷔 후 골든글러브를 한 차례도 수상하지 못해 한이 맺힌 상태다.
수비를 겸업하는 이병규과 순수 지명타자 이호준, 과연 황금장갑의 최종 주인은 누가 될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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