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일구회 시상식이 9일 리베라 호텔에서 열렸다. 올해 각부문 수상자들이 이재환 일구회 회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12.09/
성대하게 치러진 2013 일구상 대상식. 하지만 대상 수상자 박찬호가 시상식장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2013 일구상 시상식이 9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이 값진 의미를 갖고 있지만, 일구상은 현역에서 은퇴한 야구 선배들이 직접 후배들에게 주는 상이기에 더 깊은 의미를 갖고있다. 특히, 일구상은 수상자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심도있는 논의 끝에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일구상 영예의 대상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현역에서 은퇴한 박찬호가 선정됐다. 일구회는 박찬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첫 한국인 선수로 새로운 무대를 개척하며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고, 지난해 은퇴 후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힘을 쓴 걸 고려해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시상식장에서 박찬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일구회는 지난달 중순 보도자료를 통해 대상 수상자로 박찬호가 선정됐음을 알렸다. 이 소식을 들은 박찬호는 곧바로 일구회측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 사정이 있었다. 박찬호는 미국에서의 딸 학교 입학 문제로 미국 현지 학교 교장과 인터뷰를 해야했다. 미국은 자녀를 학교에 입학시킬 때 부모 두 사람이 필수적으로 교장과의 인터뷰를 참석해야 한다고 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교장이 부모에게서 결격 사유를 찾아내면 입학을 취소시킬 수 있다. 문제는 하필이면 박찬호 부부와 교장의 인터뷰 날짜가 시상식날인 9일로 정해졌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시상식 전까지 스케줄을 바꾸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현지 학교 교장의 스케줄 변경도 힘들다는 통보를 받아 어쩔 수 없이 영상을 통해 수상소감을 전했다. 또, 부친 박제근씨가 대신 상을 받았다.
박찬호는 "대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더 힘쓰겠다. 참석하지 못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따뜻한 겨울을 맞으셨으면 한다"라는 영상 메시지를 전해왔다.
하지만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은 대상 수상자의 불참에 조금은 당황한 기색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 총재, 대한야구협회 이병석 회장, 야구 원로인 김영덕 전 감독과 김성근, 김인식 감독과 각 구단 사장, 단장, 감독 등 야구계를 대표하는 선후배들이 총촐동한 자리에 영예의 대상 수상자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자체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한편,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도 상을 받고는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본 시상식 후 수상자의 케이크 커팅 등 세리머니와 기념 촬영 행사 등이 이어졌지만 류현진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