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안치홍이 '함평 훈련장'을 떠나지 않는 까닭

기사입력 2013-12-18 16:47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3프로야구 경기가 28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렸다. KIA 안치홍이 4회말 무사 1,2루에서 나지완의 적시타때 홈을 밟고 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8.28/

"훈련하고 땀흘릴 때가 제일 속편하죠."

매년 수많은 신인들이 프로 무대에 입성한다. 이들 대부분은 아마추어 선수시절에 '천재' 소리 한 두번 정도는 들어봤던 야구 유망주들. 하지만 정작 프로무대에서 곧바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프로 무대의 벽이 그만큼 높고 견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단 첫 해부터 주전을 꿰찬다는 것은 극히 어렵다. 뛰어난 기량과 발전가능성 못지 않게 운도 따라야 한다. 그런 선수에게는 '팀의 미래'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KIA에는 이런 선수가 있다. 2009년 입단한 내야수 안치홍. 입단 당시에는 흔한 '유망주'였다. 그러나 전반기가 끝나고 열린 올스타전에서 MVP를 타더니 그 기세를 모아 후반기부터는 당당히 주전자리를 꿰차며 그해 우승의 주역이 됐다. 이후 안치홍은 지난해까지 쉬지 않고 성장해왔다. 이변이 없는 한 KIA 2루의 주인은 언제나 안치홍이었다. 그 덕분에 매년 연봉이 가파르게 올랐고, 올 시즌을 앞두고서는 입단 5년 만에 연봉 2억원 고지를 밟았다. 'KIA의 미래'라는 표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던 안치홍이 올해는 주춤했다. 올해 118경기에 나와 타율 2할4푼9리(414타수 103안타)에 3홈런 39타점 16도루.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는 최악의 성적. 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진이 깊었다. 결국 안치홍은 입단 후 처음으로 연봉이 삭감될 처지다.

뜻밖의 정체와 부진 그리고 연봉 삭감. 아직 20대 초반의 안치홍에게는 여러모로 힘겨운 시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안치홍은 지난 5년의 프로 생활을 통해 여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심지를 만들어뒀다. 이를 바탕으로 시련을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새로운 변신을 한창 준비 중이다. 비활동기간이지만, 개인 시간을 아낌없이 반납하고 스스로 KIA 2군 훈련장인 함평 챌린저스 필드에 들어가 구슬땀을 쏟아내고 있었다.

사실 12월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1년 중 유일한 휴식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1월에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11월 마무리 훈련까지 쉴 새 없는 일정이 이어진다. 오로지 12월에만 공식적인 훈련이 금지돼 있다. 이 시기에 선수들은 가족과 정을 나누거나 개인적인 휴식에 들어간다.

그러나 안치홍은 이 시기를 또 다시 훈련에 투자하고 있다. 그만큼 올해에 대한 아쉬움과 반성이 진했다는 뜻이다. 안치홍은 "집에서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게 아까웠다. 이곳 함평 챌린저스 필드는 뭐든 것이 다 갖춰져 있다. 훈련 시설도 완벽에 가깝고, 지내기도 정말 편하다"면서 "당분간은 이곳에 머물면서 더 땀을 흘리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의 부진을 내년에는 반복하기 않겠다는 단단한 의지가 그대로 묻어난다.

너무 훈련에만 몰입하는 게 오히려 독이 되진 않을까. 올해의 부진도 뜯어놓고 보면 안치홍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다 생긴 시행착오였다. 하지만 안치홍은 "오히려 운동을 하는 시간에는 잡생각이 안난다. 지금은 이게 편하다"고 밝혔다. 2014시즌 명예회복을 위해 일찌감치 고삐를 틀어쥔 셈이다. 과연 안치홍의 각오가 2014시즌에 어떤 결실로 이어질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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