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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야구만 해온 프로선수라면, 몸에 밴 대로 운동하기 마련이다. 투구 동작이나 타격 자세, 수비 시 움직임 등. 몸은 익숙한대로 반응하게 돼 있다. 신인도 아니고, 프로에 온 뒤 일정시간이 지난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일반인도 몸에 밴 습관을 바꾸기 힘든데 운동선수는 더욱 심하다.
임창민 역시 이적생이었다. NC가 1군 데뷔를 준비하던 지난 2012년 11월, NC 유니폼을 입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08년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의 높은 순번으로 현대에 지명된 임창민은 현대 선수단을 이어 받은 히어로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두 시즌만에 일찌감치 경찰 야구단에 입대해 군복무를 마쳤다.
학창시절부터 힘겹게 뒷바라지해준 부모님은 "네가 원하면 뭐든지 괜찮다"며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관둘 생각을 하니 앞이 깜깜했다. 야구 말고는 뭐 하나 잘 하는 게 없었다. 그동안 물심양면 도와주신 부모님 생각도 났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넥센 2군 코칭스태프는 임창민을 불러 "NC로 트레이드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어안이 벙벙했다. 트레이드는 그저 남 얘기인 줄만 알았다. 함께 강진 생활을 함께 한 2군 동료들은 임창민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들에게 신생팀 NC는 '기회'였다.
동료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찾은 NC, 임창민은 큰 충격을 받았다. 각자 사연을 갖고 모인 다양한 선수들, 그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야구를 관둘까 고민하던 평범한 2군 선수 임창민 역시 그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최일언 투수코치의 지도 아래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마치 걸음마를 떼는 아이처럼, 모든 걸 새로 했다. 야구를 시작했던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그동안 해온 건 전부 버렸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투구 동작 자체를 새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었다. 공을 던지는 습관 자체를 바꾼 것이다. NC 코칭스태프는 이를 악물고 따라오는 임창민에게 기대를 걸었다. 캠프 때 기대 이상으로 빠른 적응력을 보인 것이다.
시즌 개막은 2군에서 맞았지만, 4월 말 1군의 부름을 받았다. 1군에선 마음껏 던졌다. 중간계투로 홀드도 쌓고, 마무리로 세이브도 기록했다. 운좋게 구원승을 거두는 날도 많았다. 풀타임 1군 첫 시즌부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남겼다.
임창민은 지난해를 돌이켜보며 "9월에 좀더 잘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날린 몇 경기만 아니었어도 신생팀 최고승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임창민은 허약한 불펜진 속에서 자기 역할을 해냈다. 2600만원이던 그의 연봉은 6200만원으로 138.5% 인상됐다. NC 투수 중 이재학(150%), 이민호(141.7%)에 이어 팀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인상률이다.
임창민은 "NC는 나에게 은인과도 같다. 연봉 협상 때도 그저 '감사합니다'란 말만 하고 사인하고 나왔다. NC는 그저 그런 나를 야구선수로 만들어준 팀"이라며 웃었다.
1년만에 모든 걸 새로 바꾼 임창민, 그는 여전히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마무리훈련 때 최일언 코치는 NC 투수 중 가장 좋아진 선수로 임창민을 꼽았다. 계속 해서 최적화된 폼을 찾아가며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제구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임창민은 "마무리훈련 때 몸상태가 정말 좋았다. 12월에도 최적의 투구폼을 위한 재활훈련을 착실히 받았다. 올해는 팀에 더 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