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젊은 불펜, '영점 조절'이 성공의 열쇠다

최종수정 2014-03-13 15:28

12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KIA 박경태가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2.

힘은 충분하다. 그러나 '영점'은 더 조여야 한다.

올해 1월 중순부터 3월초까지 치른 스프링캠프에서 KIA는 전반적으로 팀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악재도 있었다. 곽정철과 박지훈 유동훈 등 불펜의 핵심요원들이 부상을 당했다. 때문에 KIA 선동열 감독은 불펜 약화 문제에 관해 큰 걱정을 표시했었다.

대안을 찾으려고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소득이 없지 않았다. '영건'들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우완 한승혁과 좌완 심동섭 박경태, 사이드암 박준표와 김지훈이 젊은 패기와 힘을 보여줬다. 구위 자체로는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도 이들은 불펜에서 꽤 선전했다.

테스트는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시범경기를 치르며 '필승조'로 출격중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질은 충분하다. 구위와 승부 근성 그리고 스태미너는 합격선에 올랐다. 하지만 확실히 보완해야 할 점도 명확하다. 조금 더 세밀한 제구력과 집중력 그리고 경기 운영 능력 등 '디테일'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들의 성패 여부는 결국 후자에 달려있다.


12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KIA 김지훈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2.
이 젊은 불펜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기가 12일 목동 넥센전이었다. 선발 양현종의 4이닝 노히트노런 호투에 이어 5회부터 박경태(2이닝)와 김지훈 심동섭(이상 1이닝)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8회까지 1실점으로 잘 버텼다. 1점을 주긴했지만,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니 일단은 성공적인 계투 호흡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 불안요소가 눈에 띈다. 우선 유일한 실점이 나왔던 장면. 5회말 마운드에 등판한 좌완 박경태는 넥센 4번타자 강정호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초구로 던진 136㎞짜리 직구가 잘 제구되지 않으면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쏠렸다. 명백한 실투. 강정호에게 이런 공을 던지면 여지없이 장타를 얻어맞을 수 밖에 없다.

스코어가 5-0으로 벌어진 상황. 비가 흩뿌리는 쌀쌀한 날씨였다. 제구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렇다면 박경태와 포수 김상훈의 조금 더 신중하게 초구를 선택했어야 했다. 특히나 상대는 상대 라인업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인 강정호다. 5점차로 앞선 시범경기 중반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냥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정규시즌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5회에 선두타자가 터트린 추격의 솔로포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상당한 압박을 줄 수 있는 점수다. 시범경기에서의 이런 시행 착오는 괜찮다. 정규 시즌에서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김지훈과 심동섭은 결과적으로는 실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투구 내용은 여전히 불안감이 남는다. 이들의 구위에는 분명 타자를 제압할 만한 힘이 실려 있었다. 실제로 김지훈은 삼진 1개를 잡았고, 심동섭은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K'로 장식했다.


그러나 디테일한 제구에 실패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자초했다. 7회에 나온 김지훈은 선두타자 김지수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후속 백승룡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이성열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았지만, 그 사이 이성열은 2루까지 나갔다. 이어 폭투로 2사 3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 문우람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경기 운영면에서는 조금 더 다듬어져야 한다.

6-1이 된 8회 등장한 심동섭은 더 아쉬움을 남긴다. 사실 젊은 투수진가운데 심동섭은 가장 경험이 많고, 구위도 뛰어나다. 그러나 초반 제구력이 심하게 흔들렸다. 결국 연속 3개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순식간에 동점까지도 허용할 수 있는 위기였다. 심동섭은 급히 마운드로 올라간 김정수 투수코치와 이야기를 나눈 뒤에야 제구력을 회복했다. 결국 강지광과 서동욱 김지수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극과 극의 모습. 필승조라면 절대 보여주면 안되는 모습이다. 타자를 무조건 삼진으로 잡을 필요는 없지만, 볼넷은 절대 내주지 않는다는 자세는 유지해야 한다. 결국 남은 시범경기를 통해 젊은 불펜진이 세기와 집중력을 가다듬는 게 성공의 열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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