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 기죽을 필요는 없다. 지금의 아픔을 더욱 성숙하는 기회로 여기면 된다.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개막전을 앞둔 LG. 코칭스태프는 26인의 개막 엔트리 선정을 마무리 지었다. 김기태 감독은 이번 시즌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시즌 운영을 한다는 방침을 세운 아래, 엔트리 중 눈에 띄는 변화가 있으니 바로 오지환이다. 그동안 LG의 주전 유격수로 확실히 자리매김 해가던 오지환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LG는 개막전 주전 유격수로 베테랑 권용관을 낙점했다. 그 백업 요원은 박용근의 몫이 됐다. 오지환의 경우 유격수 이외의 포지션 소화가 불가능하지만, 박용근의 경우 유격수 뿐 아니라 2루, 외야 수비도 가능하다. 백업 요원이라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수록 더 낫다는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일찌감치 변화의 조짐은 예상됐다. 일본 오키나와 실전 캠프에서부터 권용관이 주전으로 실전을 치르는 경기가 대부분이었고, 국내 시범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오지환에게 그동안 많은 기회를 줬다. 이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려면 본인이 지금의 시련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LG는 그를 차세대 간판스타로 키우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강한 어깨에 장타력을 보유한 대형 유격수 자질을 보였기 때문. 하지만 시즌을 치러도 항상 그자리에 머물렀다. 터질 듯,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수비에서 점점 안정화 되가는 것이 위안을 줬지만, 냉혹한 프로 세계에서는 그것만으로 버틸 수 없었다.
오지환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낙심하고 힘들어하기만 한다면 프로선수로서의 자격이 없다. 어떤 스타 선수건, 시작부터 일사천리로 스타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중간에 몇 번의 시련이 있었고, 그 시련을 이겨내며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일찍 주전 자리의 달콤한 맛을 본 젊은 선수 입장에서는 이게 끝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오지환의 경우 지금까지 야구를 해온 날보다, 앞으로 야구를 해야할 날이 더 많은 선수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타고난 재능은 절대 어디 가지 않는다. 그 재능을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필요하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하면 그 수고의 대가는 분명 돌아오긴 마련이다. 그동안 많은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그만큼 구단에서 한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컸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기대가 쉽게 사그러질리도 없다. 조금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