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테랑 유격수 권용관, 야구 인생 2막 시작

기사입력 2014-04-03 11:03


프로야구 LG와 SK가 2일 잠실구장에서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펼쳤다. LG 권용관이 8회 SK 조동화의 내야땅볼 타구를 아웃 처리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4.02

"경기에 출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배웠어요."

2014 시즌 개막 후, LG 트윈스의 경기를 보고있는 팬들이라면 놀라워할 장면이 하나 있다. 주전 유격수 자리에 베테랑 권용관(38)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LG 김기태 감독은 팀의 차세대 간판이던 오지환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권용관 카드를 꺼내들었다. 말 못할 여러 사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권용관의 기량이 LG 팀 내 유격수 중 가장 뛰어났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선수로서 황혼의 나이에 야구 인생 2막을 펼치게 된 권용관이다.

"SK로의 이적, 야구 다시 배운 계기."

권용관은 2000년대 LG 부동의 주전 유격수였다. 95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후, 2001년부터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당대 최고의 유격수이던 유지현(현 LG 코치)를 2루로 밀어낸 장본인이었다. 타격은 약했지만, 수비만큼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었다. 넓은 수비 범위에 강한 어깨, 유격수로서 갖춰야할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렇게 9시즌을 LG에서 보냈다. 그러다 2010년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권용관은 이후 SK의 백업 내야수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SK는 그 어느 팀보다 야수들의 뎁스가 두터운 SK였다. 권용관은 당시를 돌이켜 "LG에서는 주전으로서 타성에 젖은 면이 있었다. 그 때는 조금 아프면, 아프다고 경기를 쉬기도 했다. 그래도 돌아오면 내 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그러나 SK에 가보니 완전히 다른 세계더라. 아무리 열심히 준비를 해도, 어쩌다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경기 출전 자체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다. 젊은 시절에는 몰랐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용관은 세 시즌을 SK에서 보낸 뒤 방출을 당했다. 야구를 접어야 할 처지였다. 그 때 손을 벌린 곳이 친정팀 LG였다. 자신 때문에 은퇴를 선택해야 했던 유지현 코치가 권용관의 복귀를 도왔다. 그렇게 LG에서 다시 백업 내야수로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권용관이 다시 야구선수로서 확실한 인상을 심어준 계기가 있었다. 지난해 5월 23일 대구 삼성전. 공식적으로 야수선택이 됐지만 과감한 홈스틸 플레이로 LG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이 때부터 시즌 초반 불안하던 LG의 반등이 시작됐다.

"지환아, 우리 같아 가자."


권용관은 2013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LG와 1년, 1억원에 계약을 했다. 2014 시즌에도 백업 유격수로 뛰는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오지환이 김기태 감독의 눈밖에 나기 시작했다. 반면, 훈련이든 경기든 매사 성실하고 좋은 기량을 보여준 권용관이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일본 오키나와 실전, 시범경기에서 주전으로 출전하더니 개막전 주전 유격후로 선발출전하게 됐다.

권용관은 "내가 LG에서 다시 주전 유격수로 뛰게 되는 것, 상상도 못하던 일이었다"고 말하며 "어렵게 얻은 기회인만큼 팀에 보탬이 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월이 흘러도 권용관의 강점은 변함이 없다. 안정된 수비다. 권용관은 "아무래도 오래 뛰다보니 경기를 넓게 보는 요령이 생겼다"며 "젊었을 때와 분명 몸상태는 차이가 난다. 하지마 자신 있다. 상대 팀, 타자 등에 따라 요령껏 플레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본인이 주전을 차지한 일은 좋지만 후배 오지환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된 것은 선배로서 마음이 아프다. 권용관은 "나는 2인자라고 생각하며 시즌을 준비했기에 마음이 편했다. 주전 자리를 지켜야하는 지환이의 입장에서는 심적 부담이 많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평소에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지환이가 지금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누가 경기에 나서든, 선배로 후배로 서로 밀고 끌어주는 사이가 되고 싶다. 그래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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