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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경기를 보다보면, 누구라도 눈치 챌 수 있는 승부처가 있다.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그랬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6회말이었다. 끌려가던 LG가 역전의 기회를 마련했고, SK는 LG의 맹공을 방어해야 했다. 양팀 사령탑의 머리싸움이 극에 달한 장면. 소리도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불꽃이 1루와 3루 덕아웃 사이에서 튀었다. 이날 지략대결의 승자는 LG 김기태 감독이었다. 그렇게 LG가 8대3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싸움의 시작이었다. 김 감독이 8번 손주인을 대신해 정의윤을 대타로 내세웠다. 마운드에 우완 윤희상이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좌타자가 아닌 우타자 정의윤을 기용했다. 승부처 클러치 능력이 있는 정의윤을 믿었다.
여기서 이 감독이 맞받아쳤다. 정의윤을 고의4구로 걸렀다. 여러 계산을 한 선택이었다. 일단 1사 상황이기 때문에 베이스를 가득 채우고 병살을 노릴 수 있었다. 또, LG의 9번 타순은 포수 조윤준이었다. 타격이 약하다. LG가 대타를 쓸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나머지 한 명의 포수 최경철이 전날 경기 플라이 타구를 잡다 왼쪽 무릎을 다쳤다. 경기 출전은 가능했지만 확실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만약 SK가 위기를 넘겨 경기가 박빙으로 흐른다고 가정했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은 최경철이 등장한다면 경기 후반 변수가 될 수 있었다.
그렇게 동점이 됐고, 1사 2, 3루의 상황이 이어졌다. SK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전진 수비를 선택했다. 여기서 박용택이 친 타구가 1루수 박정권 앞에서 크게 튀며 행운의 2타점 우전 적시타가 되고 말았다.
김 감독의 승리였다. 이 감독은 이어진 2사 2루 상황서 추가실점을 막기 위해 윤길현을 투입했지만 정성훈의 내야안타와 실책으로 쐐기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 번 경기가 풀리자 행운의 여신까지 확실하게 LG쪽으로 미소를 지었다. 이병규(9번)의 1타점 쐐기 2루타는 LG와 김 감독 승리의 자축포였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