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LG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펼쳤다. LG가 롯데에 7대4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김기태 감독이 세이브를 올린 봉중근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4.09
"코칭프태프 입장에서는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예요."
프로야구 감독과 코치들은 경기 구상 만으로도 24시간이 모자란다. 코칭스태프를 가장 골치 아프게 하는 것은 역시 선수 기용이다. 선수들의 부상, 체력, 컨디션 등을 치밀하게 체크해야 하고 어떤 선수를 어떤 경기에, 어느 시점에 투입할 것인지를 미리 그려놔야 한다 .
그 중 가장 복잡한 것이 바로 불펜 운용이다. 선발투수야 일찌감치 등판할 선수를 내정해놓으면 그만이다. 그 선수가 4~5일의 휴식 기간 동안 알아서 몸을 만들면 된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은 감독과 투수코치가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해야 한다. 투구수, 연투 일수 등을 고려해 경기에 투입해야할지, 말아야할지를 결정한다.
LG 김기태 감독과 강상수 투수코치는 부산에 내려와 골치가 아팠다. 8일 열린 1차전에서 연장 12회를 치르며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와중에 불펜의 핵인 이동현이 30개, 마무리 봉중근이 44개의 공을 던졌다. 9일 2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웬만하면 두 사람을 안쓰겠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무리하게 등판을 시켰다 과부하가 걸리면, 시즌 전체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가 접전으로 흘렀다. 8회 5-4 리드를 만들었다. 예상을 깨고 이동현과 봉중근이 등판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본인들이 코칭스태프에 "충분히 던질 수 있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10일 열린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 감독. "오늘도 접전이 벌어지면 두 선수를 기용하겠느냐"는 질문에 "오늘은 어느 팀이 이기든 점수가 많이 나지 않겠느냐"는 답을 내놨다. 두 사람을 등판시킬지에 대한 고민을 할 상황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낸 것이다. 또, 만약 접전이 펼쳐질 경우 아예 등판을 시키지 않겠다고 못을 박기 보다는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뜻을 담은 답이기도 했다.
김 감독도 골치가 아팠는지 외야에서 훈련을 지도하던 강 코치를 불렀다. 강 코치에게 "오늘 봉중근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강 코치는 "본인이 오늘도 던지겠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강 코치는 "주말 3연전도 있는데 화, 수, 목요일에 다 등판하는 것이 코치 입장에서는 걱정이 된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보여주는 선수들에게 고맙기도 하다"라고 말하며 다시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김 감독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알아서 던지겠다고 하니 감독 입장에서는 고민거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선수들의 몸이 상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를 한다. 9일 경기에서도 이동현에게 일부러 두 타자 만을 상대하게 했다. 봉중근의 투구수도 9개였다. 김 감독은 "마음은 뜨거워지는데, 머리는 아파진다"며 웃고 말았다.
그렇다면 선수 본인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봉중근은 "정말 무리가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던질 수 있을 때 던져야 한다"며 "이번 2연전 동안 크게 힘든 점은 없었다. 최근 몸상태도 아주 좋다"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