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용불패'의 뱀직구는 여전했다.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 들어온 임창용은 이틀 연속 팀이 패하면서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없었다. 3연전의 마지막날인 13일 코칭스태프에 경기 상황과 상관없이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류 감독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마무리 임창용을 호출했다. 8회초 시작 때 나와 몸을 풀던 임창용은 잠시 덕아웃에서 앉아 쉬다가 호출 명령을 받고 불펜으로 가 서둘러 몸을 풀고 마운드로 올랐다.
첫 상대가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의 스캇이었다. 이날 스캇은 엉덩이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됐지만 중요한 순간에서 대타로 나왔다. 직구로 승부했다. 초구 143㎞의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졌고 스캇이 힘차게 휘둘렀지만 헛스윙. 2구째도 143㎞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바깥쪽 낮게 들어간 볼.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144㎞의 직구를 스캇이 밀어쳤고 좌익수 플라이가 됐다. 3루주자 박정권이 홈을 밟으며 8-9가 됐다.
9번 김성현에겐 더 빠른 공을 던졌다. 초구 볼에 이어 연달아 파울이 나자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임창용은 팔을 조금 올려 스리쿼터 형태로 공을 뿌렸다. 146㎞가 찍힌 공을 김성현이 다시 파울. 5구째는 137㎞의 포크볼이 너무 낮게 떨어졌다. 2B2S에서 6구째 다시한번 146㎞의 빠른 공을 바깥쪽으로 뿌렸고 김성현은 방망이를 돌리다가 멈추려했지만 멈추지 못했다. 헛스윙 삼진.
임창용은 8회말 2점을 뽑아 10-9로 역전에 성공하자 경기 마무리를 위해 9회초 다시 마운드에 섰다. 수비진의 도움이 컸다. 1번 이명기가 바깥쪽 낮은 공을 잘 밀어쳤다. 3루수 박석민 정면으로 갔고 빠른 타구를 잘 잡은 박석민이 1루로 던져 아웃. 2번 조동화와는 풀카운트 승부를 했다. 8구까지 가는 접전끝에 조동화가 중견수쪽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2루수 나바로가 빠르게 공을 잡아 송구해 빠른발의 조동화를 아웃시켰다.
마지막은 바로 8회초 만루홈런의 주인공 최 정. 연속 파울로 볼카운트 2S에서 이날 최고 구속인 147㎞의 직구를 강하게 뿌렸으나 낮게 날아와 볼. 4구째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127㎞의 슬라이더 최 정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경기 종료. 지난 2007년 10월 5일 부산 롯데전 이후 2382일만에 마운드에 선 임차용의 복귀전 성적은 1⅔이닝 투구수 24개, 무안타 탈삼진 2개 무실점이었다. 직구 21개, 슬라이더 2개,포크볼 1개로 직구 위주로 SK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시즌 첫 승과 함께 통산 105승째.
"원래 9회 등판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럽게 등판했다"는 임창용은 "3구까지 직구를 던졌다"며 웃었다. 만루 상황에서 스캇을 상대할 때 "첫 등판이라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고 싶었다. 위기라 어설픈 변화구보다는 자신있는 직구가 좋겠다고 생각해 계속 직구를 던졌다"는 임창용은 "병살을 노렸는데 외야플라이로 1점이 나서 좀 아쉬웠지만 8회말 타자들이 역전을 해줘 다행히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팬들의 환호에 한국임을 느꼈다. "11일 불펜에 나올 때와 오늘 던질 때 팬들의 환호를 들었다"는 임창용은 "미국, 일본과는 다른 느낌이다. 팬들이 나를 알아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게 힘이 났다"고 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다 이긴 게임을 질뻔했는데 역시 임창용은 임창용이더라"며 그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였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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