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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씨가 될 뻔했다. 만약 정말 그렇게 됐다면 아찔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럴 경우, 필의 대타 타이밍이 만약 주전 포수 타순과 겹친다면 어떻게 될까. 백업 포수 1명이 남아 있으니 필을 선발 포수 타순에 대타로 넣을 순 있다. 하지만 그러고 난 뒤에 경기에 투입된 백업 포수가 만에 하나 다치기라도 한다면? 아찔한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선수가 포수 마스크를 써야만 한다.
그런데 이 대화가 오고간 뒤 불과 몇 시간 뒤에 실제로 포수들이 전부 없어지는 일이 벌어질 뻔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홀튼이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부진했다. 2이닝 5실점. 그러나 KIA 타선 역시 한화 선발 클레이를 두들겨 추격에 나섰다. 특히 0-5로 뒤진 2회말 공격 때 KIA는 1사 2, 3루 기회를 맞이했다. 타순은 포수 차일목. 이때 KIA 벤치는 대타로 팀내에서 가장 '핫'한 타격감을 지닌 필을 투입했다. 어떻게든 추격점을 내야하는 상황. 필은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신종길을 불러들여 팀의 첫 득점을 만들었다. 대타 작전은 일단 성공.
이후가 문제였다. 필은 그대로 1루수비를 맡았고, 1루수였던 김민우는 유격수로 이동, 그리고 유격수 김선빈 자리에는 포수 백용환이 들어갔다. 이제 남아있는 포수 엔트리는 없다. 3회부터 최소 9회까지는 백용환이 홈플레이트를 지켜야 했다. 그런데 곧바로 3회초 수비 때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2사 1루에서 송광민의 우전 2루타 때 1루주자 고동진이 홈을 파고 들었다. KIA 우익수 이종환이 펜스 플레이를 제대로 못한 끝에 다급하게 홈으로 송구. 하지만 공이 높이 떴다. 포수 백용환은 이 공을 잡으려고 위로 점프했는데, 다리가 홈슬라이딩을 하던 고동진의 몸에 걸리면서 몸이 뒤집혀 바닥에 등으로 떨어졌다.
백용환은 한 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허리와 등, 머리 쪽에 충격을 받은 듯 했다. 만약 백용환이 그대로 덕아웃으로 실려나가면 KIA는 당장 3회부터 포수가 없어지게 된다. 아찔한 상황. 다행히 백용환은 한참 후에 일어나 그대로 경기 끝까지 마스크를 썼다. 천만다행이었지만,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타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 쓸 수 있다. 하지만 빠른 타이밍에 포수 교체는 한번 더 생각해볼 일이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