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이 보는 임창용의 장점은?

기사입력 2014-04-20 10:20



"같은 팀에 이런 선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새 마무리 임창용(38)을 보면 흐뭇하기만 하다. 단순히 뒷문 고민을 해결해줘서 그런 건 아니다. 임창용이 '살아 있는 교과서'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에는 옆구리 투수들이 많다. 1군 엔트리에는 필승조로 뛰는 심창민도 있다. 어느덧 고졸 4년차지만, 아직 심창민은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류 감독은 임창용이 심창민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임창용은 지난 18일 창원 NC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키며 3487일만에 통산 169번째 세이브를 거뒀다. 2004년 9월 30일 잠실 LG전 이후 10년만이다. 한일 통산 300세이브에는 3세이브만을 남겨뒀다.

사령탑 입장에서도 흐뭇한 세이브였다. 다음날 류 감독은 "임창용과 심창민의 차이를 아느냐?"고 기자에게 물은 뒤, 이내 "잘 보면 알겠지만, 공을 놓는 위치가 다르다. 심창민이 옆에서 공을 놓는다면, 임창용은 최대한 앞으로 공을 가져와서 놓더라. 한 30㎝는 차이가 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임창용과 심창민은 같은 사이드암투수임에도 릴리스포인트가 완전히 다르다. 심창민은 릴리스포인트가 옆에서 형성돼 있다. 앞까지 공을 끌고 와 놓는 임창용과는 차이가 있다.

릴리스포인트의 차이는 구위는 물론, 제구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투수에게 릴리스포인트를 최대한 앞에서 형성하는 건 기본적인 이론과도 같다. 하지만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다면, 릴리스포인트를 앞으로 가져오기 힘들다. 알면서도 공을 뒤에서 놓게 되는 것이다.


임창용의 투구 모습. 류중일 감독은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와서 놓는 이 모습에 주목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cun.com/2014.04.18/
류 감독은 임창용에 이어 현역 시절 선동열 감독의 사례를 들었다.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감독은 무게중심이 낮게 형성되는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팔을 앞으로 쭉 뻗어 공을 뿌렸다.


류 감독은 "선 감독님은 릴리스포인트를 최대한 앞으로 가져와서 던졌다. 타석에서는 공이 얼굴로 날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몸을 피하면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슬라이더는 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직구의 위력이 선 감독의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파괴력을 배가시킨 것이다.

임창용의 끊임없는 노력 역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었다. 임창용은 투구시 두 가지 형태로 공을 던진다. 평소에는 사이드암으로 공을 던지다가도 공의 위력을 배가시킬 땐 스리쿼터식으로 팔을 올린다. 팔을 올리면 150㎞에 이르는 강속구가 뿜어져 나온다.

류 감독은 이에 대해 "사실 예전에 한국에서 뛸 때에는 스리쿼터식으로 팔을 올릴 땐 직구만 던졌다. 그런데 지금은 스리쿼터로 던질 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던질 줄 알더라"고 했다.

대비하기 쉬운 건 아니지만, 타자 입장에서 팔 각도가 갑자기 올라가면 직구인 걸 알고 대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런 방법도 쉽지 않다. 팔각도가 높아져도 레퍼토리가 풍부해지니, 타자들은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임창용은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해서 자신의 공을 다듬었다. 그러한 노력 끝에 일본에서 최고의 마무리로 우뚝 섰고,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았다. 걸어다니는 교과서, 임창용이 삼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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