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까지는 '가능성 확인'이나 '희망 신호' 정도로 보는 게 적합할 듯 하다.
선발투수의 갑작스러운 난조. 시즌을 치르다보면 얼마든지 서너 번쯤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위기의 극복 방법. 전력이 강한 팀일수록 이런 타이밍을 탄탄한 불펜의 힘으로 넘긴다거나 아니면 또 다른 기대주를 내세워 극복해낸다. 사실 KIA는 이런 면에서 문제를 갖고 있었다. '강팀'이라 하기 어려웠던 이유. 불펜이 선발의 위기를 커버해줄 만큼 단단하지 못하다. 또 기대주의 인력풀도 그렇게 크지 않다.
바로 이 '꾸준함'의 측면에서 볼 때 한승혁은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과연 지난 두 경기에서 보였던 빛나는 호투를 시즌 막판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일단,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다. 2011년 KIA에 입단한 뒤 곧바로 수술을 받고 2012년은 통채로 재활만 했다. 2013년이 돼서야 겨우 중간계투로 1군에 조심스럽게 선을 보였다. 재활을 마친 직후라 중간계투로 조금씩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캠프에서도 본격적인 선발 훈련을 하지 못했다. 때문에 시즌 중후반 특히 여름 장마철에 체력 난조로 부진에 빠질 수 있다. 스스로 관리도 해야겠지만, 특히 팀 차원에서 한승혁이 부진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 하나 우려되는 점은 바로 제구력의 불안정이다. 일단 한승혁의 공은 호쾌한 매력이 있다. 150㎞를 넘는 무서운 직구가 때때로 어디로 박힐 지 모르게 날아온다. 이런 '와일드씽'의 매력은 과거 LA다저스 시절의 박찬호를 연상케 한다.
그런데 이런 면이 매력적이기도 한 순간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구력이 흔들리면 볼이 많아진다. 볼이 많아지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소극적으로 공을 던질 수밖에 없다. 타자의 노림수에 쉽게 넘어가 장타를 내준다. 이렇게 되면 투구수가 크게 늘어난다. 그 끝은 조기 강판이다.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결국 제구력을 더 안정적으로 가다듬을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한승혁이 결정구로 포크볼을 자주 던진다는 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타자를 속이기 쉬운 구종인데, 잘못 던지면 팔꿈치를 또 다칠 수 있다. 포크볼이라는 구종 자체가 '부상 유발 구종'이라는 건 아니다. 다만, 투구법의 특성상 팔꿈치 근육이나 어깨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선수의 신체적 특성과 투구 스타일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다.
한승혁은 팔꿈치 수술을 받은 지 불과 3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부상은 완치됐고, 재활도 성공적이었다. 150㎞가 넘는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포크볼을 자주, 그리고 많이 던지면 몸에도 그만큼의 데미지가 쌓인다. 이 데미지를 해소하려면 충분한 강화 훈련으로 근육과 인대를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포크볼을 던지면 안된다'가 아니라 포크볼을 던지려면 미리부터 충분한 강화 훈련으로 몸을 다져놔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앞으로 한승혁이 해내야 할 숙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다 해냈을 때 비로소 '가능성'의 꼬리표를 떼고 '성공'의 훈장을 달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