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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근이 덕에 풀카운트까지 간 거죠. 진성이가 잘 던졌어요."
이때 박용근은 또다시 모험에 가까운 플레이를 했다. 풀카운트인데 홈으로 뛴 것이다. 어차피 그 공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상황. 스트라이크든 볼이든, 아니면 타격을 하든 세 가지 결과밖에 없었다. 홈스틸이 성립되는 상황이 아니었다.
박용근은 홈으로 쇄도해 타격을 하는 최경철과 부딪혔다. 최경철이 타격을 하는 순간 박용근의 발은 거의 홈에 도달해 있었고, 최경철이 배트를 완전히 돌리고 1루로 향하면서 박용근의 발에 걸렸다. 타구가 우익수 이종욱의 글러브에 들어가면서 그대로 경기는 종료되고 말았다.
CBS 스포츠는 'EYEON BASEBALL'이란 코너에서 'Crazy player in Korea slides into home with batter swinging(한국의 이상한 주자가 타자가 스윙할 때 홈으로 슬라이딩했다)'는 제목으로 한국 야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CBS 스포츠는 '용감한 것인지 어리석은 것인지 모르겠다. 한국 야구는 참 기묘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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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볼카운트 0B2S에서 풀카운트로 가는 과정은 박용근이 만든 것이다. 사실 캠프 때부터 준비했던 플레이"라며 "선수들이 뭔가 만들어 내려고 하고 있다. 창의적인 부분은 꼭 필요한 것"이라며 박용근을 감쌌다.
풀카운트 때 쇄도한 건 볼넷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3루주자 박용근의 움직임으로 인해 마운드에 있던 김진성의 투구가 흔들리는 걸 유도한 것이다. 보크가 아니더라도 김진성이 3루주자를 신경 쓰다 컨트롤이 흔들리면 볼넷으로 동점이 될 수 있었다.
당사자는 어떤 마음일까. 박용근은 주변에서 '월드스타' 소리를 계속 듣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난 한국에서 야구할 것이니 괜찮다. 미국의 반응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와 정서가 다르니 괜찮다"며 "볼넷을 유도하려고 했다. 그 플레이로 이겼어야 했는데 져서 아쉽다. 결과적으로 볼넷이 나왔다면 반응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 플레이로 진 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용근은 만약 1점차로 뒤진 상황이 아니었다면, 홈스틸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했다. 지고 있는 상황이라 위험 부담이 큰 플레이는 할 수 없던 것이다. 동점이었다면, 역전을 노리고 충분히 도박을 해볼 만도 했다.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 플레이로 축 처진 팀 분위기가 반전되길 바라고 있었다. 박용근은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걸로 이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어제 플레이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나만의 방법이 또 생기고, 많이 배우게 된 계기"라고 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