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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야구팬들이 드디어 움직였다. 6일 롯데-두산전이 벌어진 부산 사직구장에 빈 자리가 없었다. 2014시즌 처음으로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히메네스의 홈런쇼가 부산팬들의 발길을 돌렸다고 볼 수 있다. 히메네스는 홈런 두방으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화답했다.
부산팬들은 2013시즌 단단히 화가 났었다. 롯데 간판 이대호(일본 소프트뱅크) 홍성흔(두산) 김주찬(KIA)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홈런을 칠 거포가 없었다. 팀 홈런이 61개로 뚝 떨어졌다. 팀 컬러가 공격 야구에서 지키는 야구로 바뀌었다. 팬들은 사직구장을 외면했다. 2012년 130만명 이상을 동원했던 관중수가 지난해 44%나 줄어 80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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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네스의 타격은 꾸준한 맛이 있다. 6일까지 1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멀티히트만 12경기, 득점권 타율이 무려 4할3푼5리.
전문가들은 히메네스는 장타력과 정교함을 함께 갖춘 선수라고 평가한다. 체중이 130㎏에 육박하는 거구로 배팅 스피드가 벼락같이 빠르다. 초반 대부분의 타구가 끌어당기면서 우측으로 나가자 상대팀들은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위치를 움직이는 것)를 했다. 2루수가 한참 뒤로 물러나 2루수와 우익수 중간쯤까지 갔다. 유격수가 2루쪽에 거의 붙었다.
히메네스는 영리하게 이때부터 바깥쪽 공을 의도적으로 밀어쳤다. 3루수와 유격수 사이가 넓어져 쉽게 안타가 됐다. 그러자 상대가 시프트를 탄력적으로 사용하는 걸로 바꿨다.
전문가들은 히메네스가 앞으로 1달 동안 어떻게 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히메네스가 상대하는 투수들을 알아가는 것 이상으로 상대팀도 히메네스의 타격을 현미경 처럼 분석한다.
그는 지금까지 우완 투수와 언더핸드스로 투수를 상대로 7홈런을 쳤다. 언더핸드스로 상대로 타율이 무려 6할6푼7리, 3홈런, 우완 투수로는 타율 4할2푼9리, 4홈런을 기록했다. 반면 좌완 투수를 상대해선 타율 2할8푼6리, 아직 홈런이 없다.
히메네스는 좌완 투수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좌타자인 히메네스에게 좌완이 던지는 바깥쪽 공은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코스를 상대 투수들이 파고든다. 변화구로 헷갈리게 만들고, 직구로 카운트를 잡는다. 몸쪽에 어정쩡한 공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직구는 벼락같이 반응한다.
히메네스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심어주고 있다. 롯데에 새 4번 타자가 완성돼 가고 있다. 이대호의 후계자가 히메네스인 셈이다. 롯데는 이대호가 떠난 이후 제대로 된 4번 타자를 찾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 히메네스가 지금 처럼 홈런쇼를 펼친다면 사직구장 만원 관중은 더 자주 있을 것이다. 히메네스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롯데 팀 홈런도 30개가 됐다. 벌써 지난 시즌 홈런에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히메네스와 홈런이 부산팬들을 다시 흥분시키고 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