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진짜' 에이스로 성장한 증거

기사입력 2014-05-16 11:18


NC와 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KIA 양현종이 NC 타선을 맞아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5.15/

올시즌 KIA 좌완 양현종은 한 단계 성장한 게 눈에 띈다. 지난해에도 성장세는 돋보였지만, 불의의 옆구리 부상으로 전반기 활약에 만족해야 했다. 올시즌엔 단순히 구위가 좋아졌다거나 제구가 좋아졌다는 식의 성장이 아니다. 한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부를 만한 자질이 돋보인다.

물론 양현종은 올시즌 커브를 새로운 레퍼토리로 만들었다. 기존의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에 커브까지 장착해 훌륭한 포피치 투수가 됐다. 페이스가 좋아 구위도 뛰어나다. 직구의 힘이 사니, 변화구도 덩달아 좋다. 그런데 상대의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변화구인 커브까지 장착해 수싸움도 능해졌다.

양현종은 15일 창원 NC전에서 7⅓이닝 3실점으로 시즌 4승(2패)째를 거뒀다. 7회까지 투구수가 100개에 이르렀음에도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7회까지 완벽한 무실점 피칭. 6-0으로 크게 벌어진 상황이기에 불펜투수가 등판했어도 됐다.

하지만 양현종은 책임감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KIA는 3연전 첫번째, 두번째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첫 날은 8회 끈질긴 추격으로 5-5 동점을 만들었음에도 9회말 좌완 심동섭이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은 뒤 이호준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말았다. 이튿날도 5-4로 앞선 상황에서 8회 대거 5실점하며 완패했다.

현재 KIA에는 필승조라고 부를 수 있는 투수가 우완 김태영과 좌완 심동섭 정도밖에 없다. 다른 팀에 비해선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필승계투조. 결국 이틀 연속 승리를 날리고 말았다.

김태영과 심동섭은 이틀 연속 등판했다. 3연투는 쉽지 않았다. 결국 선발 양현종이 책임감을 갖고 또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올시즌 자주 보이는 모습이다. 득점지원에 인색한 팀 타선에도 양현종의 이닝 소화력 덕에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기록으로 봐도 알 수 있다. 양현종은 평균 투구이닝 1위(6⅔이닝)를 기록중이다. 8경기에 선발등판해 55⅓이닝을 던졌다. NC 이재학(8경기 54⅓이닝) 보다 1이닝이 많다.


NC와 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KIA 양현종이 2사 1,3루의 위기를 맞자 김정수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5.15/
양현종은 지난달 18일 SK전에서 6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이처럼 대량실점이 껴있으면, 평균자책점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호투를 이어가더라도 큰 타격이 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달랐다. 나머지 경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워낙 많은 이닝을 던져주니 평균자책점이 쭉쭉 내려갔다. 15일 현재 평균자책점 2.60으로 이 부문 1위다. 어느새 평균자책점을 리그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닝 이터'는 에이스의 기본 요건 중 하나다. 양현종은 이 부분에서 확실히 성장했다.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른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선발이 긴 이닝을 막아주는 건 불펜 소모를 최소화시키는 힘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못내 아쉬움이 남는 듯 했다. 그는 경기 후에 "더 던지고 싶어 욕심을 부렸는데 체력적으로 부족했던 것 같다. 많은 이닝을 던지기 위해 투구수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더 많이, 더 잘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훌륭한 투구를 바탕으로 연패를 끊어주는 에이스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KIA가 지난 주말 한화전을 스윕한 기분 좋은 상황에서 기세가 좋은 NC를 만나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만약 이날 경기마저 내줬다면, 분위기는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올시즌은 양현종을 재발견하는 시기가 될 것 같다. 다른 좌완 에이스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에이스로 성장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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