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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KIA 좌완 양현종은 한 단계 성장한 게 눈에 띈다. 지난해에도 성장세는 돋보였지만, 불의의 옆구리 부상으로 전반기 활약에 만족해야 했다. 올시즌엔 단순히 구위가 좋아졌다거나 제구가 좋아졌다는 식의 성장이 아니다. 한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부를 만한 자질이 돋보인다.
하지만 양현종은 책임감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KIA는 3연전 첫번째, 두번째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첫 날은 8회 끈질긴 추격으로 5-5 동점을 만들었음에도 9회말 좌완 심동섭이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은 뒤 이호준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말았다. 이튿날도 5-4로 앞선 상황에서 8회 대거 5실점하며 완패했다.
올시즌 자주 보이는 모습이다. 득점지원에 인색한 팀 타선에도 양현종의 이닝 소화력 덕에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기록으로 봐도 알 수 있다. 양현종은 평균 투구이닝 1위(6⅔이닝)를 기록중이다. 8경기에 선발등판해 55⅓이닝을 던졌다. NC 이재학(8경기 54⅓이닝) 보다 1이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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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현종은 달랐다. 나머지 경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워낙 많은 이닝을 던져주니 평균자책점이 쭉쭉 내려갔다. 15일 현재 평균자책점 2.60으로 이 부문 1위다. 어느새 평균자책점을 리그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닝 이터'는 에이스의 기본 요건 중 하나다. 양현종은 이 부분에서 확실히 성장했다.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른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선발이 긴 이닝을 막아주는 건 불펜 소모를 최소화시키는 힘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못내 아쉬움이 남는 듯 했다. 그는 경기 후에 "더 던지고 싶어 욕심을 부렸는데 체력적으로 부족했던 것 같다. 많은 이닝을 던지기 위해 투구수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더 많이, 더 잘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훌륭한 투구를 바탕으로 연패를 끊어주는 에이스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KIA가 지난 주말 한화전을 스윕한 기분 좋은 상황에서 기세가 좋은 NC를 만나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만약 이날 경기마저 내줬다면, 분위기는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올시즌은 양현종을 재발견하는 시기가 될 것 같다. 다른 좌완 에이스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에이스로 성장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