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만에 꼴찌 추락 라쿠텐에 무슨 일?

기사입력 2014-06-16 07:08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지난 해에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구단 창단(2005년) 후 처음으로 퍼시픽리그 정상에 올랐고, 재팬시리즈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67)은 사령탑으로 생애 첫 재팬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그것도 평생 숙적으로 여기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4승3패로 꺾었다. 게다가 일본 최고의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현 뉴욕 양키스)는 무패를 기록하며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은 물론이고 마무리까지 맡아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다나카는 총액 1600억원에 달하는 대박을 터트리면서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친정팀 라쿠텐을 떠났다.

그랬던 라쿠텐이 이번 시즌 고전하고 있다. 호시노 감독은 지난 5월 말부터 지휘봉을 잡지 못하고 있다. 견딜 수 없는 허리 통증을 앓고 있다. 병원 검진 결과, 요추의 추간판 헤르니아와 흉추의 황색 인대골화증이라는 난치병 진단을 받았다. 척추 부근의 인대가 굳어져 신경을 압박하는 병이다. 수술이 필요해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호시노 감독은 반드시 복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사토 요시노리 투수코치에게 벤치를 잠시 맡겼다.

라쿠텐은 매 경기 호시노 감독의 77번 유니폼을 벤치에 걸어놓고 있다. 비록 몸은 경기장을 떠나 있지만 늘 함께 싸우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라쿠텐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14일 요미우리와의 교류전에서 패해 1대3으로 패해 퍼시픽리그 꼴찌로 추락했다. 2011년 7월 2일 이후 3년 만에 단독 꼴지로 떨어졌다. 사토 감독 대행은 "다른 방법은 없다. 모두가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호시노 감독은 지난달 26일부터 요양에 들어갔다. 이후 팀은 5승9패를 기록했다. 14일 현재 라쿠텐은 24승36패(승률 4할)로 6위. 5위 세이부(25승35패)와의 격차가 크지 않지만 당분간 하위권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이미 선두권과는 승차가 10경기 이상 벌어졌다. 드라마 같은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멀어졌다.

다나카가 빠진 라쿠텐은 선발 싸움에서 버텨내지 못했다. 지난해 다나카는 선발 24승을 올렸다. 신인왕을 차지한 노리모토 다카히로가 15승을 했다. 두 원투 펀치는 승리의 보증수표 같았다. 그리고 미마 마나부가 6승, 딕워스가 5승을 보탰다. 다나카가 차지하는 부분이 너무 컸다. 다나카가 빠지자 그 공백은 확연히 드러났다.

현재 라쿠텐 선발의 축은 프로 2년차 노리모토다. 혼자 7승으로 버텨주고 있다. 나머지 선발 4명은 모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큰 기대를 걸었던 미마는 1승에 그쳤다. 가라시마 와타루는 4승, 가와이 다카시는 1승, 외국인 투수 블랙 리도 1승에 머물러 있다.


타선도 가라앉았다. 팀 타율 2할4푼5리(6위)에 팀 홈런 38개(5위), 팀 도루 15개(6위), 팀 득점 210점(6위)으로 타격의 전체적인 지표가 모두 엉망이다.

현재 만년 하위팀 오릭스가 퍼시픽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라쿠텐의 지난해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라쿠텐은 올해 오릭스와의 맞대결에서 8전 전패를 당했다.

현재 라쿠텐은 지난해 창단 이후 최고의 순간을 함께 했던 다나카와 호시노 감독이 모두 팀을 떠나면서 흔들리고 있다.

프로야구 현역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장기 이탈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국에서는 삼성이 1997년 7월 백인천 감독이 뇌출혈 증상으로 지휘봉을 잡기 힘들자 조창수 감독 대행이 한달 넘게 팀을 이끈 적이 있다. 백 감독은 8월에 컴백했지만 결국 건강상의 문제로 사퇴했다. 당시 조창수 감독 대행이 삼성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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