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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양상문 감독. LG 지휘봉을 잡으며 4년 만에 현장에 복귀하는 기쁨을 누렸지만,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과는 생이별을 하며 기러기 아빠 신세가 됐다. 안그래도 외롭고 고독한 직업이 프로야구 감독인데, 썰렁한 아파트에서 혼자 밤을 보낸다는 자체가 힘든 일. 하지만 양 감독은 혼자가 아니다. 경기 후, 지인들과 늦은 저녁 식사를 하다가도 밤 12시만 넘으면 어김없이 전화 벨이 울린다. 그리고 "언제 들어올건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한다. 우렁각시가 있는 것도 아니다. 프로야구 감독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남편, 그리고 아빠로 살아가는 양 감독의 얘기를 소개한다.
사연이 재밌다. 양 감독이 LG 감독 부임 전 해설위원 활동을 할 때는 부산에 있는 가족들과 함께 하며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그런데, 서울 경기 해설이 있을 때는 모텔 숙소를 잡지 않았다. 자취를 하고 있는 둘째 아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양 감독은 "서울에 오면 둘째 자취방에 가서 며칠씩 보냈다. 아들도 보고, 잠도 편하게 잘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물론, 한창 열정을 불태울 나이의 대학생 아들에게는 아빠의 방문이 썩 반갑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양 감독은 자식 농사를 잘 지었다. 아내 김은희(50)씨와의 사이에 큰 아들 성화(23)씨와 둘째 승윤씨, 그리고 귀여운 막내 딸 주화(19)양까지 얻었다. 첫째 아들은 군대 전역 후 대학교 복학을 준비중이고, 막내딸은 이제 고3이다. 계속해서 학교를 다니던 부산에서 어머니와 생활을 하고 있다.
양 감독은 "내 소박한 꿈이 있는데 꼭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무슨 꿈일까 했더니, 야구 감독이 아닌 고3 수험생 딸을 둔 아버지로서의 고민이었다. 양 감독은 "나는 좋은 대학에 꼭 가야한다고 강조하는 막힌 아빠는 아니다. 다만, 막내딸이 꼭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요즘 시대에 좋은 학교 여부를 떠나,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일 자체가 수험생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다. 양 감독도 이를 잘 안다. 그러면서도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있다. 양 감독은 "그렇게 돼야 우리 가족이 서울에서 화목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가족과의 생이별을 그만 겪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양 감독이 LG의 감독으로서 진정한 도전을 하는 것은 사실상 내년 시즌부터다. 올시즌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을 잘 파악하고, 미래의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하는게 더 큰 목표다.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지만 내년 시즌 LG를 진짜 강팀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 최고 인기팀 감독으로서의 큰 꿈이다.
그 전에 양 감독의 작은 바람이 이뤄진다면, LG 야구에도 더욱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야구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마음이 편안해야 모든 일이 잘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