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경기 100안타 서건창 스토리, "몇 년 전만 해도…"

기사입력 2014-06-25 10:56



14년만에 나온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에 가렸지만, 24일 대구구장에서도 뜻 깊은 역대 기록이 하나 나왔다. 바로 넥센 히어로즈 1번타자 서건창(25)의 역대 최소경기 100안타 타이기록이다.

서건창은 24일 대구 삼성전에 1번-2루수로 선발출전해 7회 네번째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날렸다. 5-2로 앞선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서건창은 상대 세번째 투수 이수민의 3구째 바깥쪽 높은 136㎞짜리 직구를 가볍게 밀어쳤다.

올시즌 100번째 안타. 역대 최소경기인 64경기만이다. 지난 1999년 LG 이병규(배번 7)가 64경기만에 100안타를 기록한 뒤 15년만에 역대 두 번째로 64경기째에 100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풀타임 3년차 시즌에 이뤄낸 쾌거다. 잘 알려져있듯, 서건창은 '방출생 신화'의 주인공이다. 야구명문 광주일고 출신으로 야구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대학 진학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서건창은 프로에 도전했다. 대학에 가서 보낼 4년이란 시간 안에 프로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게 서건창은 테스트를 통해 LG에 입단했다.

LG에서 정식선수로 등록돼 1군에도 올라봤지만,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다. 프로 첫 타석은 삼진. 그 타석을 마지막으로 서건창은 LG 유니폼을 벗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신고선수를 기다려줄 릴 없었다.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 야구단에 지원해보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프로에서 별다른 기록도 없는 방출생에겐 너무나 높은 문턱이었다. 결국 서건창은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군생활 내내 방망이 한 번 잡아보지 못했다. '뭘 하고 살아야 하나'에 대한 고민을 할수록, 야구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군복무를 하면서도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끝없는 이미지트레이닝의 결과였을까. 군제대 후인 2011년 9월 넥센의 신고선수 테스트에 당당히 합격했다. 마무리훈련을 마친 뒤 12월 정식선수로 전환됐고, 내야수 김민성의 부상으로 잡은 1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9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가운데 경기 전 넥센 서건창이 타격훈련 도중 배트로 가슴을 두드리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6.19/
풀타임 첫 해였던 2012년 신인왕, 동화 같은 스토리는 그렇게 완성됐다. 하지만 2년 연속 타율이 2할6푼6리에 머물렀다. 첫 해 127경기에서 이듬해 부상으로 인해 86경기 출전에 그치기도 했다.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했다고 보기엔 힘들었다.


서건창은 최소 경기 100안타 타이기록을 세운 뒤, "몇 년전만 하더라도 내가 프로 선수로 복귀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되뇌었다. 실패만 하던 방출생에서 당당히 프로선수로, 한 팀의 1번타자로 자리잡은 것에 대한 감회가 남다른 듯했다. 그동안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서건창은 "프로 입단 이후, 역대 기록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의미 있는 기록이고, 기분이 좋다. 앞으로 야구를 더 열심히 하는데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 2년과 달리, 올해는 '에버리지'가 되는 선수가 됐다. 극단적인 타고투저 현상이 리그를 지배하고 있지만, 24일까지 타율 3할7푼6리(266타수 100안타) 4홈런 35타점을 기록중이다. 2012년 기록한 개인 최다(115안타)는 눈앞이고, 현재 페이스만 유지하면 역대 최초 200안타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서건창은 지난해와 달라진 점에 대해 "집중력이 가장 크게 달라졌다. 말로만 하는 집중력이 아니라, 진짜로 매 경기 매 타석마다 잡념을 버리고 집중하는 게 무엇인지 이젠 좀 알 것 같다"며 "사실 아직도 매 타석마다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분위기가 보일 때마다 허문회 타격코치님이 잘 잡아주신다. 덕분에 좋은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도 도움이 됐다. 그는 "이지풍 트레이닝코치의 조언을 귀담아 들었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노력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3년차 시즌, 다시 한 번 성장했다. 서건창은 "풀타임 3년차이다 보니, 어느 시점에서 체력이 떨어지고 슬럼프가 오는 지 이제는 알 것 같다. 해가 바뀌면서 발전하는 것 같다. 선수들 컨디션을 중요시하는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항상 정석 같은 답변을 내놓는 그의 목표도 역시나 정답에 가까웠다. 서건창은 "올시즌 목표는 잘 치고, 잘 달리는 1번타자의 임무를 한결같이 유지하는 것이다. 중심타선이 좀더 많은 타점을 올리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9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만루 KIA 안치홍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은 넥센 선발 금민철이 서건창과 기뻐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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