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 성장통 극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4-07-14 07:05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2사 2루 넥센 박병호가 3루수앞 땅볼을 치는 순간 부러진 배트가 멀리 날아가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7.13/

"부담을 떨쳐낼 시간이 필요하다."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가 배출한 최고의 '빅히트' 선수다. LG 트윈스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던 박병호는 2011년 7월 말 넥센으로 이적한 후 최고의 홈런 타자로 거듭났다. 넥센은 박병호에게 '약속의 땅'이라 할 수 있다. 믿고 기다려 준 팀이나,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꽉 잡은 선수나 최고의 궁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보답하는 듯 박병호는 올 시즌도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박병호는 지난달 초 4경기에서 6홈런을 몰아치는 등 56경기에 27홈런을 때렸다. 시즌 60홈런 페이스를 달렸다.

하지만 이후 거짓말처럼 침묵에 빠졌다. 6월 중순에 9경기에서 홈런을 치지 못했고 6월 26일 삼성전, 6월27일 두산전에서 각각 1개씩 때려낸 후 다시 11경기 연속 무홈런에 그쳤다. 3할 타율도 무너져 2할대로 떨어졌다. 공교롭게 박병호가 29홈런에서 머물렀던 11경기에서 넥센은 9승2패를 기록했다.

다른 선수들이 박병호의 역할을 대신해줬다는 얘기다. 팀 성적이 좋았으니 마음고생은 덜 했겠지만, 자신이 부진했는데도 팀이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상승세를 탔으니 박병호로선 묘한 상황이었다. 2012년 부터 지난 10일 청주 한화 이글스전까지 339경기나 연속 4번 타자로 출전해 타선의 중심을 잡았던 박병호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11일 목동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결단을 내렸다. 전날까지 339경기 연속 선발 출전 중이던 박병호를 라인업에서 뺀 것이다. 넥센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NC에 2승7패로 뒤지고 있었다. 3위 NC와 승차도 1.5경기에 불과했다.

박병호는 11일 경기 8회 대타로 출전해 NC 문수호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12경기 만의 홈런이자, 3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지겹던 아홉수도 끊어냈다. 하지만 염 감독은 12일 NC전에서도 박병호를 선발에서 빼 쉬게 하다가 7회에 대타로 내세웠다.

NC와의 3연전 마지막 날인 13일 경기를 앞두고 염 감독은 "오늘은 박병호가 선발로 나선다"고 말했다. 당초 13일에도 선발에서 제외하려고 했다. 염 감독은 14일 월요일까지 4일간 쉬게 하고 싶었지만 이날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해 박병호의 이름을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염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는 아니었다. 박병호는 지난 2년 간, 그리고 올해도 78경기 연속 선발로 나설만큼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과 주위의 지나친 기대로 인한 부담, 은근한 욕심이 스트레스가 됐다. 이를 스스로 벗어날 시간을 주고 있다"고 했다.

당연히 한 시즌을 소화하다보면 타격감이 떨어질 때가 있다. 박병호의 강점은 이런 슬럼프를 빠른 시간에 극복하는 것. 하지만 올해는 회복 사이클이 길어지고 있다. 상대팀의 견제가 심해진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고, 높아진 기대에 따른 부담도 작용을 했다.

염 감독은 "병호가 올해는 40홈런의 벽을 넘고 내년에는 45홈런, 이후에 50홈런으로 기록을 늘려갔으면 좋겠다. 본인을 위해서나 팀을 위해서도 단계별 성장이 더 낫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이제 풀타임 3년차다. 올해로 28세다.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염 감독의 가슴 속에는 박병호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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