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류현진과 선발투수관 어떻게 다를까

기사입력 2014-08-04 11:12


SK 김광현은 다승 지상주의자다. 반면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스포츠조선 DB

지난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SK 와이번스 김광현은 취재진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장시간 인터뷰를 했다.

전날 NC를 상대로 7이닝 3안타 1실점(비자책)의 호투로 시즌 11승을 따낸 후라 표정은 무척 밝아 보였다. 김광현은 올해 부활에 성공하게 된 원동력을 비롯해 팀 분위기, 체력 관리, 목표 등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솔직담백하게 털어놓았다. 그 가운데 김광현의 야구관, 특히 선발투수관을 드러내는 말이 귀를 솔깃하게 했다.

김광현은 "만약에 '2점대 방어율(평균자책점)과 10승 중에 뭐 할래?'라고 물어보면 난 무조건 10승이다. 1점을 내주고 잘 던져도 지는 건 싫다. 그러면 차라리 비겼어야 한다. 결국 실점을 해서 지면 내 책임이다. 5~6점을 내줘도 이기면 기분이 좋다"며 "결국 남는 것은 기록 아닌가. 내가 100승을 한다 치면, 5이닝 5실점해도 승리한 경기는 나중에 나의 1승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2일 NC전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3.19로 낮추며 이 부문 3위로 올라섰다. 지금과 같은 호투를 이어간다면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김광현은 평균자책점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광현은 "지금 6패를 했는데, 올해 패수는 다 한 것이다. 남은 경기서는 모두 이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타선이 폭발해 이기든 자신이 잘 던져서 이기든, 팀이 승리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는 의미다.

김광현은 지난달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인터뷰에서도 "후반기 목표는 내가 나가는 경기서 팀이 많이 이기는 것이다. 내가 10번 나가면 8번은 팀이 이겨야 한다. 전반기에는 패수가 너무 많았다"고 했다. 김광현의 '선발투수 관(觀)'이다.

김광현의 이런 생각들은 절친한 '형'이자 국내 시절 라이벌이었던 LA 다저스 류현진과의 그것과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지상주의자'다. 점수를 적게 주면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시절, 류현진은 "승리는 내 힘으로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최대한 점수를 안주고 팀이 이기도록 하는게 선발투수가 할 일이다"고 여러차례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8월 연승을 이어갈 당시 류현진은 "다승보다는 평균자책점을 3점대 밑으로 떨어뜨리고 싶다"고도 했다. 올초 국내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떠날 때도 새 시즌 목표에 대해 "지난해 평균자책점인 3.00도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올해는 2점대 평균자책점만 지켜도 좋다"며 15승 도전에 대해서는 "10승을 먼저 달성한 후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그에게 평균자책점은 목숨과도 같다.

류현진은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전에서도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뒤 "7회 동점을 허용해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7이닝을 던진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승리는 놓쳤지만 점수를 많이 안 준 것에 큰 의미를 뒀다. 이날 다저스는 연장 12회 끝에 5대2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선발투수로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김광현도 올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류현진처럼 새로운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빅리그 선발투수로 성공하고 싶은 야망, 지금 그를 움직이는 또다른 힘이다. 선호하는 바는 다르지만, 류현진처럼 지향하는 목표의 정점이 팀승리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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