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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들어 뒤늦은 장마가 한국 프로야구의 일정을 방해하고 있다.
매일 경기에 나서는 패턴에 익숙해져 있는 타자들의 경우, 휴식이 자칫 길어질 경우 타격감을 잃어버릴 수 있다. 수비력에도 어느 정도는 감소 요인이 발생한다. 흔히 말하는 '경기 감각'과 관련된 부분이다. 타격이나 수비는 꾸준히 경기에 나설 때 좋은 흐름이 이어진다. 이게 우천 취소로 끊기게 되면 다시 새로운 집중력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뭐든 과하면 좋지 않다. 우천 취소가 장기화되면 결국 투수들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 너무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구위는 좋아질 지 몰라도 제구력은 떨어질 수 있다. 지난 23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한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이 제구력 난조를 겪은 것이 좋은 사례다. 양현종의 이날 등판은 지난 12일 광주 NC 다이노스전 이후 무려 11일 만이었다.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거르고 등판한 셈이다. 양현종은 어깨 상태에 관해 자신감을 보였지만, 제구력은 흔들렸다.
이와 관련해 KIA 선동열 감독은 24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우천 취소가 투수들에게도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 마침 이날 경기 역시 오후부터 내린 비로 인해 취소가 결정됐다. 선 감독은 "우리팀의 경우 8월에 겨우 11경기 밖에 하지 못했다. 우천 취소가 무려 8번이나 나왔다"면서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무척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KIA는 지난 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과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17일 광주 넥센 히어로즈전, 19~20일 광주 삼성전, 21일 잠실 LG전, 24일 광주 한화전이 취소됐다. 특히 주말 경기일정이던 2~3일과 17일의 취소는 다음날인 월요일로 미뤄졌다가 또 취소가 됐다. 실질적으로는 10차례의 취소를 겪은 것이다.
그러다보니 타자 뿐만 아니라 이제는 투수들도 경기감각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선 감독은 이에 대해 "선발은 자기가 나설 타이밍이 정해져 있는데, 이게 자꾸 어긋나면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불펜투수는 그나마 이런 문제가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이번 8월과 같이 계속 우천 취소가 반복되면 밸런스 유지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결국 KIA는 8월에 다른 팀과의 경쟁과 별도로 '우천 취소'와도 싸우고 있는 셈이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