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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까지 떨어진 '야구 명가'에 남은 희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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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이제 남은 경기는 KIA의 순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8일을 기준으로 7위 롯데 자이언츠에 4.5경기로 뒤져있고,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는 2경기로 앞서 있다. 6경기를 남긴 KIA의 시즌 종료 순위를 전망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롯데를 제칠 가능성은 0%다. 또 한화에 밀려 최하위가 될 가능성도 지극히 낮다. 설령 이 낮은 확률이 현실이 돼 최하위가 된다고 해도 지금과 달라질 건 없다. 이미 8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시점에서 KIA의 자존심은 바닥에 떨어졌다.
심동섭은 원래 2011시즌 조범현 전 감독이 있던 시절부터 팀의 핵심 좌완불펜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부상 등으로 2012년부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올해들어 다시 좋은 구위를 되찾았다. 덕분에 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왔다. 5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02에 1승5패 2세이브 9홀드. 상황을 가리지 않고 다 나왔다는 뜻이다. 그럴수밖에 없었다. 명색이 '필승조'이긴해도 워낙 불펜의 조직력이 약해 그냥 상황만 되면 나와 던졌다.
하지만 심동섭의 경기 운영능력이나 경험, 배짱은 이런 기용법과는 맞지 않는다. 좀 더 확실한 믿음과 보직이 필요하다. 다행인 점은 선동열 감독이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심동섭에게 마무리 보직을 맡겼다는 점. 그 이후 심동섭은 3경기에서 2⅓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호투했는데, 특히 3일 광주 두산전에서는 마무리로 나와 3연속 삼진으로 세이브를 따내기도 했다. 이제야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하다.
우완 한승혁의 역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승혁은 선발과 불펜이 가능한 우완 정통파 투수다. 최고 150㎞의 빠른 공이 가장 큰 장점. 원래대로라면 팀의 선발 한 자리를 맡았어야 했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 여파로 제 모습을 아직까지 되찾지 못하고 있었다.
2군에서 한동안 몸상태를 끌어올린 한승혁은 9월 엔트리 확대 때 1군에 복귀했다. 이후로는 5경기에 나왔는데, 10⅓이닝동안 2점 밖에 내주지 않아 평균자책점 1.74로 꽤 좋은 기록을 남겼다. 한승혁이 내년에 다시 선발에 도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상을 쉽게 유발하는 역동적인 투구폼은 제구력에까지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현실적으로는 롱릴리프가 그나마 적합할 수 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계속 던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선발이든 불펜이든 계산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보면 최근 한승혁이 꾸준히 등판해 안정감을 보이는 건 좋은 징조라 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