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사나이 서건창, 비결은 체력과 근성

기사입력 2014-10-12 10:31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0회말 1사 넥센 서건창이 삼성 임창용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있다. 서건창은 이날 3안타를 치며 193안타를 기록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08/

마침내 124번째 경기에서 196번째 안타를 쳤다.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 타이거즈)이 때린 196개, 한국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에 도달했다. 앞으로 1개를 추가하면 신기록이고 4개를 더하면 사상 첫 200안타다. 이종범과 이병규를 비롯해 최고의 타자 누구도 넘보지 못한 세상이다. 넥센 히어로즈 1번 타자 서건창(25)이 폭주기관차처럼 질주하고 있다.

11일 현재 타율 3할7푼3리(526타수 196안타), 7홈런, 66타점, 48도루, 129득점. 타격과 최다안타, 득점 모두 1위이고, 도루 부문 2위에 랭크돼 있다. 196안타 모두 특별하겠지만 39개의 2루타, 17개의 3루타가 눈에 띈다. 이미 한시즌 최다 3루타(종전 14개)를 넘어 신기록 행진중이다. 한시즌 최다 2루타는 1999년 이병규, 2003년 이종범이 때린 43개. 4개를 보태면 타이 기록이다. 물론, 2루타와 3루타, 모두 1위다. 서건창은 1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득점 2개를 추가해 129득점으로 이승엽이 1999년 세운 한 시즌 최다 득점기록(128개)을 갈아치웠다.

풀타임 3년차 2루수 서건창.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서건창 야구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먼저 뛰어난 내구성, 체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서건창은 11일 현재 올시즌 팀이 치른 124경기 전 게임에 출전했고, 123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히어로즈 선수 중에서 전경기 출전은 서건창과 박병호 둘뿐이다. 이번 시즌 프로야구 9개 구단 선수 중에서 전경기 출전 선수는 11일 현재 서건창 박병호를 비롯해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과 김상수,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상 123경기),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124개)까지 총 6명이다. 당연히 이런 꾸준함이 있었기에 대기록 도전이 가능하다.

이렇다할 부상없이 시즌을 끌어온 서건창은 올시즌들어 몸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근육이 붙으면서 배트에 힘이 실렸고, 타구에 힘이 붙었다. 2012년과 2013년, 두 시즌 동안 때린 홈런이 1개. 그런데 올해 7개를 쳤다. 앞선 두 시즌 동안 장타율이 3할대 초중반이었는데, 올해는 무려 5할5푼1리다. 도루도 2012년 39개를 넘어 커리어 하이다.

타구에 힘이 생겼다는 칭찬, 장타 얘기가 나올 때마다 서건창은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지난 겨울 효과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이 크게 도움이 됐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훈련 후 남는 시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게 아니라, 최상의 몸 상태에서 몸을 키우는 히어로즈식 웨이트 트레이닝이 부상없는 서건창, 근육질 서건창을 만들어 냈다.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0회말 1사 3루 넥센 이택근의 포수앞 땅볼 때 3루주자 서건창이 홈인하며 4-3 끝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동료들이 서건창에게 물을 뿌리며 환호하고 있다. 서건창은 이날 3안타를 치며 193안타를 기록했다.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08/
서건창은 인천아시안게임 브레이크가 끝난 뒤 열린 6경기에서 28타수 15안타, 타율 5할3푼6리를 기록했다. 6경기 모두 멀티히트, 3경기에서 3안타를 때렸다. 시즌 막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 기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충분히 쉰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최고의 2루수 서건창이 인천아시안게임 대표 명단에 빠졌을 때 의아하게 생각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대표팀에 가지 않고 소속팀에서 2주일 동안 여유있게 운동하면서 휴식을 취한 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대표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한 팀 선배 박병호 강정호의 부진과 대비가 된다. 정규시즌 재개 후 열린 6경기에서 박병호는 타율 1할2푼(15타수 3안타), 강정호는 2할5푼(20타수 5안타)에 그쳤다.

야구명문 광주일고를 졸업한 서건창은 널리 알려진대로 신고선수 출신이다.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을 생각해 프로를 선택했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쉽지 않았다. 2008년 LG에 입단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후 방출됐다. 유망주가 득실대는 트윈스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현역으로 군 복무하며 프로야구 선수를 꿈꿨던 그는 지인의 추천과 테스트를 거쳐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풀타임 첫 해인 2012년에 신인왕에 오르며 인생역전을 이뤘다.


하지만 서건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두 달 간 발가락 골절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사실 초반 타격도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3~5월 42경기에서 타율이 2할3푼2리. 6월 들어 타격감이 올라왔는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8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6리, 18타점, 26도루. 더 큰 성장을 바랐는데 제자리를 맴돌았다.

이런 서건창을 두고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는 "신인왕의 후광이 사라졌으니 심기일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서건창은 "2년차 징크스는 느끼지 못했다. 부상 핑계를 대고 싶지 않지만 만약 부상이 없었다면 지난해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것 같다"며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던 시즌이었다"고 했다. 스프링캠프 때인 지난 2월 서건창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을 많이 쓴 덕분인지 힘이 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누구보다 근성있고, 의욕이 넘치는 서건창이다. 야구로 찬사를 받았고, 야구로 좌절을 맛봤기에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히어로즈 구단사람들은 가장 성실한 선수로 서건창을 꼽는다.

히어로즈는 롯데와 2경기, KIA, SK와 1경기씩 남겨놓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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