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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까지 안해도 될텐데. 열심이네."
어쨌든 이 모니터 안의 투수는 정말 열심히 불펜 피칭을 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를 하던 선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을 정도. 선 감독은 물끄러미 모니터를 보더니 말했다. "정말 열심히 던지는군. 사실 굳이 불펜 피칭을 할 필요는 없는데. 벌써부터 열심히 준비하는 건가."
12일 경기를 빼고, KIA는 3경기를 남겨둔 상황이다. 13일 광주 넥센 히어로즈전,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그리고 마지막 17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이다. 이 3경기의 선발 로테이션은 이미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확정이 됐다. 이 안에 김진우는 없다. 시즌 종료가 임박했고, 특별히 개인 타이틀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니라 경기 출전보다는 컨디션 조절을 하라는 배려의 의미였다.
하지만 김진우는 이런 코칭스태프와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불펜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오죽하면 선 감독이 "저렇게 열심히 던지다니"라며 감탄할 정도다. 그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다. 우선 김진우가 엄청난 오기를 불태우고 있다는 것. 또 올해의 부진을 내년에는 씻겠다는 각오를 일찌감치 만들었다는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진우는 '선발 15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터무니없는 목표가 아니었다. 구위는 거의 예전 전성기때의 모습을 되찾았고,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이다. 선 감독 역시 김진우의 선전을 강하게 기대했다.
하지만 뜻밖의 사고가 김진우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나왔다가 채태인이 친 타구에 다리를 맞은 것이다. 이것 때문에 김진우는 2개월을 쉬었고, 잘 만들어놨던 몸상태와 밸런스는 무너졌다. 결국 김진우는 올해 27경기에 나와 3승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16에 그치고 말았다. 목표와는 아득히 멀어진 결과다. 자존심이 강한 김진우에게 이건 큰 오점이었다. 그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불펜투구를 하는 것이다. 내년에 대한 준비. 김진우의 불펜 전력투구에 담긴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