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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배워둬야죠."
선 감독이 심동섭에게 중요한 마무리 보직을 맡긴 건 당장 올시즌만을 위해서는 아니다. 사실 종료를 코앞에 남긴 이 시점에서 마무리를 굳이 바꿀 필요는 없었다. 그냥 어센시오에게 맡겼어도 됐다. 어차피 그런다고 해서 KIA의 순위가 요동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 감독은 '멀리' 내다봤다. 내년과 그 이후를 위해서라도 확실한 토종 마무리가 있는 것이 팀을 위해 백번 낫다.
그렇게 심동섭이 마무리 보직을 받게 된 것이다. 왜 하필 심동섭이었을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구위 때문이다. 심동섭은 왼손으로 시속 140㎞ 후반에서 150㎞ 초반에 이르는 무거운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 왼손투수의 특성상 구속이 더 빨라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런 빠른 구종을 갖고 있다는 건 막강한 장점이 된다.
하지만 보완점이 여전히 많다. 심동섭은 올해 불펜 필승조를 하다가 10월 이후 마무리가 됐다. 성적은 56경기에 나와 1승5패 3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5.64다. 좋은 모습이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실점이 많았다. 주자가 쌓인 상황에 등판하면 스스로 무너지곤 했다. 5점대의 평균자책점은 투수로서 반성해야 한다.
또 강한 승부욕도 부족하다. 이건 심동섭 스스로 인정하는 바다. 심동섭은 "같은 왼손 마무리인 봉중근 선배를 본받고 싶다. 특히 마운드에 오를 때 마치 타자를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오른다. 그런 투지와 승부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은 어린 심동섭은 안타를 맞거나 실책 등으로 주자가 쌓이면 스스로 위축되곤 한다. 지난 9일 잠실 LG 트윈스전(⅓이닝 3안타 1실점)이나 13일 광주 넥센 히어로즈전(⅓이닝 2안타 1홈런 3실점)에서 이런 심동섭의 미숙한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공에 대한 확신, 타자를 이기겠다는 투지가 부족하면 어김없이 점수를 내줬다.
심동섭의 마무리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심동섭은 "당장 마무리캠프부터 단단하 몸과 마음을 만들 계획이다. 마무리 보직을 받게돼 정말 감사하고 좋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든다. 반드시 봉중근 선배만큼 뛰어난 마무리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