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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섭섭함이라고 해야할까. '노장'의 목소리에는 아쉬움과 해방감이 함께 묻어났다.
김 감독은 이튿날 대전 숙소를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와 자택에서 모처럼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19일 "2년 동안 많이 배웠어. 지나간 일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명예로운 퇴진을 하고 싶었고, 마지막 경기까지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기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시즌 내내 '패배'라는 단어와 싸움을 벌여야 했다. "프로는 이겨야 하고 1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그가 "2년이 20년 같았다"고 한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사실 한화는 올해도 허약한 투수진 때문에 시즌 시작부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외국인 투수 3명 모두 평균자책점이 5점대 이상이었고, 불펜진도 박정진 안영명 윤규진 등 3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도 컸다. 투수진 운용에 한계가 생기니 경기 후반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정근우가 가세한 타선과 수비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았고, 외국인 타자 피에가 중심타선에서 파괴력을 높였다는 점은 올시즌 수확 중 하나다. 김 감독의 말대로 이용규가 정상적으로 외야 수비를 나가게 되면 지명타자와 외야진 운용의 효율성이 훨씬 높아진다.
김 감독은 당분간 서울에 머물며 미뤘던 일을 보고 난 뒤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기회가 다시 오면 어떻게 할 것 같냐"고 묻자 김 감독은 "이제는 쉬어야 돼요. 2년 동안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았어. 쉬어야 해요. 엊그제 경기 끝나고서 가장 먼저 해방됐다는 기분이 들더라고. 그래도 2년 동안 건강하게 큰 병 안나고 끝이 나서 다행"이라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