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감독 "큰 병 안나고 끝나서 다행"

기사입력 2014-10-19 10:50


한화 김응용 감독이 한화와의 2년 계약을 마무리하고 다시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김 감독은 "2년간 큰 병이 안나서 그래도 다행"이라며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스포츠조선 DB

시원섭섭함이라고 해야할까. '노장'의 목소리에는 아쉬움과 해방감이 함께 묻어났다.

김응용 감독이 프로 통산 세 번째 팀의 지휘봉을 놓았다. 한화 이글스는 정규시즌 최종일인 지난 17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폭투로 4대5로 패했다. 김 감독과 한화의 2년 계약은 그것으로 만료가 됐다.

통산 2935경기 1567승1300패68무, 승률 5할4푼6리. 한화에서만 두 시즌 동안 256경기 91승162패3무(승률 0.360)를 기록했다. 10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던 '명장'의 세 번째 팀은 2년 연속 3할대 승률에 머물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튿날 대전 숙소를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와 자택에서 모처럼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19일 "2년 동안 많이 배웠어. 지나간 일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명예로운 퇴진을 하고 싶었고, 마지막 경기까지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기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시즌 내내 '패배'라는 단어와 싸움을 벌여야 했다. "프로는 이겨야 하고 1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그가 "2년이 20년 같았다"고 한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김 감독은 그래도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안좋아서 미안한 마음 뿐이다. 그래도 벤치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열심해 준 선수들이 고맙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 감독은 올초 스프링캠프에서 언급했던 '하고자 하는 의지'와 '강인한 체력'을 한화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 내년 시즌 한화의 행보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김 감독은 "내년에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투수진이 약하니까 투수진을 보강하면 4강 싸움을 할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면서 "이용규도 이제 수비를 나갈 수 있으니까 타선하고 수비도 괜찮아질 것으로 본다.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좀더 생길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사실 한화는 올해도 허약한 투수진 때문에 시즌 시작부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외국인 투수 3명 모두 평균자책점이 5점대 이상이었고, 불펜진도 박정진 안영명 윤규진 등 3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도 컸다. 투수진 운용에 한계가 생기니 경기 후반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정근우가 가세한 타선과 수비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았고, 외국인 타자 피에가 중심타선에서 파괴력을 높였다는 점은 올시즌 수확 중 하나다. 김 감독의 말대로 이용규가 정상적으로 외야 수비를 나가게 되면 지명타자와 외야진 운용의 효율성이 훨씬 높아진다.

김 감독은 당분간 서울에 머물며 미뤘던 일을 보고 난 뒤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기회가 다시 오면 어떻게 할 것 같냐"고 묻자 김 감독은 "이제는 쉬어야 돼요. 2년 동안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았어. 쉬어야 해요. 엊그제 경기 끝나고서 가장 먼저 해방됐다는 기분이 들더라고. 그래도 2년 동안 건강하게 큰 병 안나고 끝이 나서 다행"이라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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