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오직 승리만을 위한 염경엽의 독한야구

최종수정 2014-10-28 09:52

승리만을 위한 이전 공식의 파괴.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독해졌다.

27일 목동에서 열린 넥센과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염 감독은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8회초 시작과 함께 좋은 피칭을 했던 조상우를 교체했다. 정규시즌에서라면 당연히 한현희가 나올 차례. 그런데 마운드엔 손승락이 올라와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연습투구를 했다. 올해 32세이브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이브왕에 오른 손승락이 9회가 아닌 8회에 오른 것이다.

사이드암스로인 한현희가 왼손타자가 많은 LG와 상대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해 손승락이 2이닝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됐다. 염 감독은 이전에 이미 손승락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쐐기점까지 뽑아 6-3으로 앞선 9회초 2사후 손승락이 대타 이병규에게 안타를 맞자 염경엽 감독과 류영수 투수코치가 그라운드로 걸어나왔다. 염 감독은 나광남 주심에게 투수교체를 알렸고, 류 코치는 마운드로 올라가 손승락을 교체했다. 손승락은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가 류 코치의 말을 듣고는 이내 박수를 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한현희가 올라와 마지막 타자 김영관을 초구에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6-3의 3점차 리드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세이브왕을 교체하는 것은 잘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어떻게 보면 세이브왕을 못믿는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게다가 큰 경기에서는 주축선수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모습이 비쳐지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염 감독은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세이브와 홀드가 중요한게 아니라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즉 개개인의 성적보다는 팀 승리에 주안점을 두고 경기 운영을 한다는 뜻이다. 염 감독에게 "이미 선수들에게 인지시켰다"라면서 "고정 마무리가 없다. 손승락이 세이브를 할 수 있고 한현희가 세이브를 할 수도 있다. 일단 앞에 걸리는 위기를 넘기는 게 최우선이다. 우선 앞을 막는다"라고 했다.

8회 손승락이 나온 것은 그를 중간으로 쓰려는 것이 아니라 3∼5번의 중심타자가 나서는 8회를 가장 믿는 투수로 막겠다는 뜻이었다. 손승락은 여전히 염 감독의 세이브왕이었던 것. 세이브왕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쓰는 것이 염 감독의 PO 기용법이었다. 그리고 손승락의 첫 PO 세이브 앞에서 한현희로 교체한 것 역시 손승락을 2차전서도 좋은 컨디션에서 던지게 하려는 의도였다. 염 감독은 손승락을 한현희로 교체한 것에 대해 "손승락의 투구수가 30개가 돼 다음 경기를 위해 교체했다"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확실하게 정규리그와는 다르게 생각했다. 우승을 위해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 모두가 희생을 해야하는 상황. 선수의 개인적인 기록을 챙기다가 져서 후회하는 것보다 이겨서 모두가 웃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했다.


사실 염 감독의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는 1차전 선발부터 보였다. 20승을 한 에이스 밴헤켄이 아닌 소사를 낙점한 것 자체가 팀의 PO 승리에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동안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염 감독의 '상식 파괴'가 또 어떤 장면에서 나올까. 이번 PO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이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넥센 손승락이 LG 이병규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27/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