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만을 위한 이전 공식의 파괴.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독해졌다.
쐐기점까지 뽑아 6-3으로 앞선 9회초 2사후 손승락이 대타 이병규에게 안타를 맞자 염경엽 감독과 류영수 투수코치가 그라운드로 걸어나왔다. 염 감독은 나광남 주심에게 투수교체를 알렸고, 류 코치는 마운드로 올라가 손승락을 교체했다. 손승락은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가 류 코치의 말을 듣고는 이내 박수를 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한현희가 올라와 마지막 타자 김영관을 초구에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6-3의 3점차 리드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세이브왕을 교체하는 것은 잘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어떻게 보면 세이브왕을 못믿는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게다가 큰 경기에서는 주축선수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모습이 비쳐지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8회 손승락이 나온 것은 그를 중간으로 쓰려는 것이 아니라 3∼5번의 중심타자가 나서는 8회를 가장 믿는 투수로 막겠다는 뜻이었다. 손승락은 여전히 염 감독의 세이브왕이었던 것. 세이브왕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쓰는 것이 염 감독의 PO 기용법이었다. 그리고 손승락의 첫 PO 세이브 앞에서 한현희로 교체한 것 역시 손승락을 2차전서도 좋은 컨디션에서 던지게 하려는 의도였다. 염 감독은 손승락을 한현희로 교체한 것에 대해 "손승락의 투구수가 30개가 돼 다음 경기를 위해 교체했다"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확실하게 정규리그와는 다르게 생각했다. 우승을 위해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 모두가 희생을 해야하는 상황. 선수의 개인적인 기록을 챙기다가 져서 후회하는 것보다 이겨서 모두가 웃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했다.
사실 염 감독의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는 1차전 선발부터 보였다. 20승을 한 에이스 밴헤켄이 아닌 소사를 낙점한 것 자체가 팀의 PO 승리에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동안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염 감독의 '상식 파괴'가 또 어떤 장면에서 나올까. 이번 PO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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