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때 손승락의 보직은 필승조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정규시즌과 달리 고정 마무리를 두지 않고,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뤄진 필승조를 상황에 맞게 돌려 가며 쓰는 전략을 선택했다. 공 개수에 따라 등판 시점을 조절해가며 세 명을 활용했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LG와 넥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렸다. 넥센 손승락이 LG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uyngmin@sportschosun.com / 2014.10.30.
손승락은 당초 NC 다이노스가 플레이오프로 올라올 경우,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LG 트윈스가 플레이오프 상대가 되면서 손승락의 선발 계획은 자연히 사라졌다. 좌타자가 많은 LG 상대로 강점을 보인 좌완 오재영 카드가 있었다.
염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3선발 체제'를 통해 재미를 봤다. 소사와 밴헤켄, 오재영이 나섰고, 4경기 만에 시리즈를 끝냈다. 3선발 체제에선 무조건 시리즈 중에 3일 휴식 후 4일째에 등판하는 선발투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체력이 좋은 외국인 투수 소사가 1차전과 4차전을 책임졌다. 소사는 4차전에서도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변함없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오히려 정규시즌 때보다 경기당 투구수는 적었다. 1차전 84개, 4차전 91개로 정규시즌 평균 107.7개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넥센은 팀이 가진 전력의 불균형 탓에 3선발 체제를 택했다. 20승 투수 밴헤켄과 승률왕(8할3푼3리) 소사로 이뤄진 원투펀치 외에 토종 선발들이 약하다. 못 미더운 선발투수를 내보내기 보다는 최소한의 선발투수를 쓰고, 상대적으로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조상우-한현희-손승락의 필승계투조의 활용도를 극대화시키기로 한 것이다.
이제 관건은 '한국시리즈 때도 3선발 체제를 쓸 수 있느냐'다. 염 감독은 일단 "상황에 맞게"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기본적으로 3선발 체제지만, 상황에 따라 4선발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LG와 넥센의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넥센이 6대2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넥센 손승락이 9회말 2사 LG 문선재를 삼진처리한 후 환호하는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30/
재미있는 건 네 번째 선발투수로 손승락도 고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염 감독은 "3차전까지 상황을 봐야겠지만, 손승락의 등판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작은 가능성만 남아 있던 손승락 선발 카드가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실현될 여지는 생겼다.
또다른 선발 자원 문성현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합류하지만, 롱릴리프로 쓰겠다는 생각이다. 선발투수 다음에 나와 필승조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손승락을 반드시 선발로 쓴다는 보장은 없다. 불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다른 4선발 카드가 나올 수도 있다.
결국 1~3차전 결과가 중요하다. 4차전 선발투수를 잘못 쓸 경우, 5~7차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셈법은 복잡하다. 시리즈 초반 분위기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시리즈에서 3선발 체제를 쓸 경우, 1차전 선발투수는 3일 휴식 후 4차전에 나서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경우에도 3일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여기에 3차전 선발 역시 3일 휴식 후 6차전에 나서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토종 선발 부족'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는 넥센, 염 감독의 고민은 시리즈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밴헤켄, 소사, 오재영에 이어 또다른 선발투수가 나올까. 염 감독의 선택이 궁금하다.